[극한직업 천만]②'닭'치고 웃긴 비결…대진운도

15일 만에 1000만명 돌파
가볍게 즐기는 코미디
친근한 서민 감성
설 연휴에 경쟁작 부재
  • 등록 2019-02-07 오전 7:16:23

    수정 2019-02-07 오전 7:16:23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극한직업’의 천만영화 등극은 콘텐츠 자체의 매력과 더불어 영화 외적 요인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극한직업’의 흥행을 ‘형사와 치킨의 성공적인 콜래보레이션’으로 본다. 정지욱 평론가는 “형사물은 기본적으로 오락성 강한 장르인데 여기에 서민음식인 치킨이라는 친근한 소재가 만나서 시너지를 냈다”고 분석했다. ‘극한직업’은 악명 높은 마약범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창업, 잠복근무에 들어간 마약반 형사들의 이야기다. 하필이면 치킨집이 대박을 치면서 장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마약반의 ‘울며 겨자 먹기’ 상황이 웃음을 준다.

‘극한직업’에는 웃기는 와중에 소시민 정서가 잘 묻어난다. 윤성은 평론가는 “마약반 수사와 치킨 장사를 고단히 직업으로 병치시키면서 서민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류승룡이 연기한 고반장의 대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 딸 초등학교 때 꿈이 용의자야, 지(제) 아빠 자주 볼 수 있다면서” “네가 소상공인 모르나본데 우리는 다 목숨 걸고 해” 등의 대사는 경찰과 소상공인의 고충을 담아내 대중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큰 흥행에는 대진운이 따랐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다. ‘극한직업’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상업영화로는 ‘뺑반’ ‘크리미널 게임:보석 사기단’ ‘행맨’ 정도였다. 외화의 경우 액션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아니면 국내 영화를 더 선호하는 관객의 성향 상, 이들 영화가 ‘극한직업’과 경쟁을 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지난 추석과 연말과 달리 국내 영화 간 경쟁도 심하지 않았다. 또 ‘뺑반’이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등 호감 높은 배우들을 내세워 1주일 뒤 개봉을 했으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점도 ‘극한직업’에 호재였다. 윤 평론가는 “‘극한직업’이 일찍이 공개한 예고편을 통해 흥미로운 설정과 대사(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로 일찌감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도 있지만 ‘극한직업’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기대한 ‘뺑반’이 예상 밖 부진을 하면서 관객이 ‘극한직업’으로 몰린 요인도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미디 영화의 희소성에 주목한다. 한 동안 스크린은 영화계가 늘 선호하는 시대극은 말할 것도 없고, 권력층의 비리나 남북 관련 등 정치사회를 반영한 어둡고 진지한 영화들이 쏟아졌다. 코미디 영화가 없었던 것이 코미디 영화를 찾게 했다는 얘기다. 코미디 영화가 우세를 보이는 명절인 지난 추석조차 코미디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추석 이후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 529만명을 모으며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알렸고, 연초에 ‘내안의 그놈’(191만명) ‘극한직업’으로 이어지며 코미디 영화의 열풍을 잇고 있다.

우울한 현실도 코미디 영화를 찾게 한다. 경기 불황에 여러 경제 지표가 빨간불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좀처럼 웃을 일이 없는 요즘이다. 60대 주부 권O선씨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인 데다 경제도 계속해서 어렵다고 하니까 코미디 영화를 택했는데 2시간 동안 웃다 보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더라”며 “요즘에는 심각한 이야기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보기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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