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극한직업’의 흥행을 ‘형사와 치킨의 성공적인 콜래보레이션’으로 본다. 정지욱 평론가는 “형사물은 기본적으로 오락성 강한 장르인데 여기에 서민음식인 치킨이라는 친근한 소재가 만나서 시너지를 냈다”고 분석했다. ‘극한직업’은 악명 높은 마약범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창업, 잠복근무에 들어간 마약반 형사들의 이야기다. 하필이면 치킨집이 대박을 치면서 장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마약반의 ‘울며 겨자 먹기’ 상황이 웃음을 준다.
‘극한직업’에는 웃기는 와중에 소시민 정서가 잘 묻어난다. 윤성은 평론가는 “마약반 수사와 치킨 장사를 고단히 직업으로 병치시키면서 서민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류승룡이 연기한 고반장의 대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 딸 초등학교 때 꿈이 용의자야, 지(제) 아빠 자주 볼 수 있다면서” “네가 소상공인 모르나본데 우리는 다 목숨 걸고 해” 등의 대사는 경찰과 소상공인의 고충을 담아내 대중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미디 영화의 희소성에 주목한다. 한 동안 스크린은 영화계가 늘 선호하는 시대극은 말할 것도 없고, 권력층의 비리나 남북 관련 등 정치사회를 반영한 어둡고 진지한 영화들이 쏟아졌다. 코미디 영화가 없었던 것이 코미디 영화를 찾게 했다는 얘기다. 코미디 영화가 우세를 보이는 명절인 지난 추석조차 코미디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추석 이후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 529만명을 모으며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알렸고, 연초에 ‘내안의 그놈’(191만명) ‘극한직업’으로 이어지며 코미디 영화의 열풍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