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엔데믹 전환과 펜트업(보상소비) 효과로 ‘범죄도시2’가 천만영화에 등극하는 등 극장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텐트폴 영화들도 여름에 맞춰 대유행 이전의 개봉 진용을 갖췄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외계+인’ 1부(CJ ENM)를 시작으로 27일 ‘한산:용의 출현’(롯데컬처웍스), 8월3일 ‘비상선언’(쇼박스), 8월10일 ‘헌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까지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대작이 1주일 간격을 두고 관객을 만난다.
‘쌍천만 vs 1761만명’…흥행 감독 대결
7월에 출격하는 ‘외계+인’ 1부와 ‘한산:용의 출현’은 흥행 감독들의 작품이다. ‘외계+인’은 ‘암살’(2015)과 ‘도둑들’(2012)로 쌍천만 흥행 기록을 보유한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한산:용의 출현’은 ‘명량’(2014)으로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보유한 김한민 감독이 8년 만에 각각 내놓는 신작이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이 출연한다. 도사와 외계인, 과거의 현재라는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최동훈 감독은 “‘한국 고전 설화의 세계와 SF가 만나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며 “SF이기도 하고 판타지이기도 하고 모험극이기도 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외계+인’ 1부와 ‘한산:용의 출현’은 각각 2부작, 3부작으로 제작된 연작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외계+인’ 1부에 이어지는 2부와 ‘한산:용의 출현’의 뒤를 이을 ‘노량:죽음의 바다’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개 예정이다.
‘비상선언’은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비상선언’은 ‘관상’(2013)과 ‘더 킹’(2017)을 통해 권력욕과 그 위험성을 지적해온 한재림 감독의 새 영화로, 특히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한 작품에 모으기 어려운 화려한 캐스트로 주목을 받는다.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을 촬영하며 한꺼번에 7편의 영화를 찍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출연진의 위용을 과시했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통령 암살 사건과 직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으로, 배우 출신 감독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영화다. ‘청담부부’로 불리는 연예계 절친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조우하는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순제작비는 ‘외계+인’ 1부 330억원, ‘한산:용의 출현’ 270억원, ‘비상선언’ 260억원 ‘헌트’ 205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마케팅비를 포함하면 ‘헌트’를 제외한 나머지 3편의 총제작비는 300억원을 넘는다. 큰돈을 들인 만큼 이 영화들은 이례적으로 호텔에서 제작보고회 행사를 여는가 하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면 행사를 준비하며 치열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황재현 CGV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현재 관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의 70~80% 수준까지 회복했고, 일찌감치 기다려온 대작들로 장르 소재도 다 달라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도시2’가 다른 영화의 개봉과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마중물 역할을 했듯이 첫 스타트를 끊는 ‘외계+인’ 1부의 흥행 여부가 여름 시장의 향방을 점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