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가' 시대까지 고증"…'파친코' 역사 자문 심용환 소장

심용환 소장, '파친코' 역사 자문 역할
노래의 박자부터 소품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역사학자들과 논의하면 좋은 콘텐츠 만들 수 있어"
  • 등록 2022-03-30 오전 6:00:41

    수정 2022-03-30 오전 6:00:41

‘파친코’ 역사 자문에 참여한 심용환 소장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어부가’의 시대적 배경까지 고려했어요.”

애플TV+ ‘파친코’의 역사 자문을 한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작품에 참여한 부분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심 소장은 2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대본에 있는 ‘어부가’에 ‘에헤라디야’가 나왔는데 해당 장면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고 그때 ‘에헤라디야’를 썼는지까지 체크를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화된 ‘파친코’에서 심 소장은 이처럼 대본에 적힌 역사적 오류를 체크하고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은 물론, 극에 등장하는 노래가 해당 장면의 배경과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점을 짚어주거나 시대적 배경을 미뤄봤을 때 소품이 적절한지까지 자문을 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보탰다. 사소한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꼼꼼히 자문해준 덕분에 한국인의 아픈 역사를 다룬 ‘파친코’는 왜곡 논란 없이 작품성만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심 소장은 ‘파친코’를 대본으로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작품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4대에 걸친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5일 애플TV+를 통해 첫 공개된 후 극찬을 받고 있다. 심 소장은 “역사 자문을 한 사람으로서 작품이 호평받는 것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파친코’는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했으며 세계적 유력 매체 롤링 스톤,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영국 BBC 등의 호평을 받으며 국내외 관심을 받고 있다.

심 소장은 ‘파친코’의 핵심은 기존의 한국 역사 드라마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심 소장은 “우리가 봤던 ‘토지’처럼, 한민족의 고난에 찬 역사라기 보다는 이민사라고 봐야한다”면서 “이 때문에 ‘파친코’의 성공을 ‘우리’의 성공이라고 확장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파친코’는 미국 자본으로 미국인이 만든 작품”이라면서 “일본의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제국주의를 말하고, 이민을 통한 생존을 다룬 보편적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에서 만든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파친코’에 쏟아지는 호평을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간과해서는 안된다. 심 소장은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의 흥행과 비교하며 “앞서 흥행한 작품은 좀비물, 크리처물 등 외국에서 먼저 시작한 소재들을 우리화해서 성공했는데 ‘파친코’는 우리의 이야기를 미국인의 시점에서 제작을 했고 역사학자를 동원시켜 만들었다. 우리의 서사를 역사학자 등 전문가들과 같이 기획하고 작업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 소장은 “안네 프랑크와 같은 이야기는 세계인들이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수난을 당한 우리 민족의 이야기는 우리만 알고 있다”며 “힘들었던 제국주의는 우리만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고통을 다룬 콘텐츠가 세계인의 고통을 대변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역사학자들과 논의를 하면서 같이 작품을 만든다면 제2의 ‘파친코’, 제3의 ‘파친코’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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