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간 이어진 고졸 신인왕 흐름은 올해 끊길 가능성이 커졌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문동주(한화 이글스),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등 시즌 초 강력한 후보였던 기대주들은 프로 무대에 쉽게 연착륙하지 못했다. 올해는 ‘중고 신인’이 두각을 보인다. 이제 후보군은 전반기 방망이로 이름을 알린 타자 김인환, 전의산, 김현준에 더해 후반기 필승계투조를 꿰찬 투수 정철원으로 압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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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7년째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인환은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6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해 2017년 정식 계약을 맺었고, 1군에서는 2018년 4경기와 2019년 18경기 출전에 그쳐 ‘5년 이내 60타석 이하’라는 신인왕 요건을 충족한다. 27일 현재 시즌 타율 0.289 15홈런 45타점으로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표를 쓰고 있다. 특히 신인들 가운데 홈런 부문 선두로 장타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만 28세인 김인환이 신인왕에 오르면 2016년 키움에서 신인상을 받은 신재영(현 SSG·만 27세)을 뛰어넘어 최고령 기록을 세운다. 한화 역시 2006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래 16년 만에 경사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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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산은 올해 SSG가 배출한 깜짝 스타다. 2020년 프로 데뷔해 2군에 머물다가 올해 6월 외인 타자 케빈 크론의 부진으로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전반기 28경기 타율 0.341 7홈런 24타점으로 팀 내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다. 전의산이 타석에 들어설수록 상대의 분석도 철저해졌기 때문이다. 7월 26일 LG 트윈스전 이후 15경기 연속으로 홈런 소식도 끊겼다.
8월 조정기를 거치면서 시즌 타율은 0.277까지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SSG가 절대 1강을 구축한 주인공이라는 데서 오는 프리미엄은 건재하다. 최근엔 장타력을 되살리며 다시 신인왕 레이스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지난 24일 삼성전과 25일 KT 위즈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1군 데뷔 첫해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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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2년 차인 김현준은 올해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경기를 소화하면서 삼성의 주전급 외야수로 성장했다.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기 66경기 타율 0.314로 10타점으로 치고 나간 덕분에 경쟁에선 밀리지 않는 상태였다. 그러나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지난 15일 김현준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신인왕 압박감이 적지 않은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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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은 신인 투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43경기에서 3승 2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하며 두산의 필승조를 지탱하고 있다. 8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0이다. 이달 9경기에서 1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실점 없이 3홀드를 챙기며 철벽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WAR 2.39로 야수와 투수를 통틀어 신인 1위를 달린다.
2018년 두산에 입단한 정철원은 지난 5월에서야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프로 첫해에는 2군에만 머물다가 이듬해 11월 육군 8군단 포병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한 뒤 지난해 6월 전역했다. 1군 합류 직후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무기로 불펜진의 중심을 꿰찼다. 정철원이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2010년 양의지(NC 다이노스)에 이어 12년 만에 계보를 잇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