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0”..B조 스페인-네덜란드(14일 오전 4시)
브라질 월드컵 첫 번째 빅매치는 14일 오전 4시 사우바도르에서 열리는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이다. 참 불행한 두 팀이지만 축구팬 입장에서는 ‘미리보는 결승전’으로 월드컵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왠지 반갑다.
두 팀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에서 만났다. 당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연장 결승골을 터뜨린 스페인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개최국 브라질과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다. 이니에스타를 주축으로 사비 에르난데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FC 바르셀로나 4총사’의 파괴력은 역대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수비진의 경험 부족은 코칭 스텝의 고민거리다.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4년 만에 찾아온 설욕전이다. 남아공 대회 포함, 3차례 준우승만 차지한 네덜란드가 우승 숙원을 풀려면 반드시 스페인을 넘어서야 한다.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스페인과 달리 네덜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A매치 81경기에서 41골을 기록한 ‘특급 골잡이’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르연 로빈(바이에른 뮌헨)이 간판이다.
◇“다시보는 올림픽 결승’”..A조 브라질-멕시코(18일 오전 4시)
‘운명의 여신’은 두 팀을 2년 만에 같은 조로 묶었다. 객관적인 전력은 네이마르 다시우바(FC 바르셀로나)를 보유한 브라질이 앞선다. ‘축구황제’ 펠레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등번호 10번의 주인공이 된 네이마르는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우승을 일궈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조별리그는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멕시코가 노리는 점은 상대의 방심이다. 런던올림픽에서 브라질에 뼈아픈 상처를 안겼던 페랄타는 월드컵 지역예선과 플레이오프에서 혼자 10골을 기록할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이다. 특히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은 뉴질랜드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무려 5골을 터뜨렸다.
멕시코는 1930년 초대 대회 이후 14차례나 본선에 올랐지만 1970, 1986년 자국에서 이룬 8강이 최고 성적이다. 따라서 올해 대회 목표는 사상 첫 원정 8강이다.
◇“영원한 우승후보”..G조 독일-포르투갈(17일 오전 1시)
독일과 포르투갈은 미국, 가나와 함께 또 다른 ‘죽음의 조’인 G조에 포함돼 있다. 미국이 그나마 약체로 평가되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할 순 없다. 한국과의 평가전을 4-0으로 승리한 후 기분 좋게 브라질에 입성한 가나도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독일은 영원한 우승후보답게 이번 대회에서도 막강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메수트 외질(아스널)이 중심이다. 포르투갈의 ‘골 사냥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호흡을 맞춘만큼 약점도 훤히 꿰뚫고 있다. 독일 대표팀 7명이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다. 조직력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뜻이다.
◇“유럽 전통 강호의 맞대결”..D조 잉글랜드-이탈리아(15일 오전 7시)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D조에서 아슬아슬한 ‘동거’를 하고 있다. 우루과이, 코스타리카와 함께 ‘죽음의 D조’로 평가받고 있지만 16강 티켓을 두 팀이 나눠가질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잉글랜드는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월드컵 때마다 호화 멤버를 출동시켰지만 성적은 초라하다.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했을 뿐이다. 1990년 대회에서 4위에 오른 후로는 4강에 오른 적도 없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프랭크 램파드(첼시)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가 위협적이다. 루니는 “우승 가능성에서는 잉글랜드가 최고의 팀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는 2006년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축구 전문가와 베팅업체들은 이탈리아를 D조 1위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서 일격을 당한다면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AC밀란의 마리오 발로텔리가 이탈리아의 에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