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두 편의 한국영화가 추석 연휴에 관객과 만난다. 지난 15일 개봉한 ‘기적’과 ‘보이스’가 그것으로, 각각의 영화는 ‘공감’의 선(善)한 예와 악(惡)한 예를 보여준다.
◇‘기적’, 꿈을 향한 여정
‘기적’은 1988년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조한 이야기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인 준경 역에 박정민, 준경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채고 적극적으로 이끄는 친구 ‘라희’ 역에 임윤아, 기차역 세우는 데에만 몰두하는 아들이 영 답답하기만 한 아버지 ‘태윤’ 역에 이성민,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동생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누나 ‘보경’ 역에 이수경이 각각 맡았다.
◇‘보이스’, 보이스피싱 백신영화
“보이스피싱은 공감이야. 상대방의 희망과 두려움을 파고드는 거지.”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븐)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변요한이 전직 경찰로 보이스피싱 본거지에 잠입한 피해자 한서준 역을, 김무열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기획하는 ‘콜센터’의 총책 곽프로 역을 연기했다. 김희원이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이규호 역으로, 박명훈이 콜센터의 감사자 천본부장 역으로 극에 활력을 더한다.
영화는 해마다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범죄인 보이스피싱 범죄를 소재로 해 일찍이 관심을 모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보이스피싱 수법들이 꽤 구체적으로 묘사돼있어서 흥미를 돋우는 한편 경각심을 일깨운다. 배우들이 ‘보이스피싱 백신영화’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