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 이어 U-23 대표팀도 굴욕...'아시아 고양이' 전락한 韓축구

  • 등록 2024-04-26 오전 7:40:22

    수정 2024-04-26 오전 7:45:42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우리 팀의 실축이 나오자 선수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형님도, 동생도 카타르에서 쓴맛을 보고 말았다. 그것도 아시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팀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젠 ‘아시아 축구의 맹주’라고 자처하기조차 쑥스러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전을 겸하고 있다. 최소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직행할 수 있다. 4위는 아프리카 지역 예선 4위 팀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기면 본선에 나갈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8강전에서 패해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 축구는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에 열린 2020도쿄올림픽까지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에 허락된 자리는 없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에 못 나가는 것은 1984년 LA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한국 축구는 2024년 들어 줄곧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올해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됐던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전날 대표팀 주축 멤버인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물리적인 충돌을 빚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대표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1년도 안 돼 전격 경질됐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키우기만 했던 대한축구협회는 뒤늦게 정몽규 회장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팬들은 U-23 대표팀이 한국 축구의 우울한 분위기를 바꿔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참사였다. 조별리그에서 ‘숙적’ 일본을 꺾는 등 3연승을 거두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8강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다른 경기는 다 망치더라도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8강전은 반드시 잡았어야 했다. 4강까지만 오른다면 올림픽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기 때문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냥 운이 나빠 패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FIFA 랭킹 134위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결과와 내용 모두 밀렸다. 이는 한국 축구 경쟁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사실 U-23 대표팀은 준비 과정부터 원활하지 않았다. 올림픽 본선행에 집중해야 할 황선홍 감독이 성인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느라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있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황선홍 감독도 임시 사령탑 역할은 잘 수행했지만 몇 주간 자리를 비운 것은 결과적으로 U-23 대표팀에 악재가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럽파 차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지수(브렌트퍼드),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핵심 선수들이 소속팀의 불허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결국 대회가 임박해서 대체 선수를 뽑았다. 실제로 ‘수비의 핵’ 김지수가 빠져 전분 센터백 3명으로 대회를 시작한 황선홍호는 주전 수비수 서명관(부천)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쳤고 이는 곧 8강전 수비 불안으로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번 대회는 FIFA 공인 A매치가 아니다.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하면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 그럼에도 이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은 협회나 코칭스태프의 실책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차출 문제가 없는 선수를 선발해 조직력을 더 맞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 축구는 연령별 대표팀이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는 동북아, 중동은 물론, 동남아 축구까지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이다. 한국 축구의 현실을 냉철하게 되짚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시아의 고양이’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