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나인’ 최태준 “차민호·모태구와 대결? 셋 다 집 못가”(인터뷰)

  • 등록 2017-03-22 오전 6:59:00

    수정 2017-03-22 오전 6:59:00

최태준(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시간이 지나니 추억이 됐어요.”

배우 최태준이 MBC 드라마 ‘미씽나인’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얼굴엔 그리움이 묻어났다. 9일 종영한 ‘미씽나인’은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9인의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최태준은 인기 밴드 출신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기 스타 최태호 역을 맡았다. 위기 상황에서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최태호는 동료 열이(박찬열 분) 등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극중 반복된 살인으로 ‘태호가 또’라는 애칭(?)까지 얻은 최태준은 “이렇게 연기로 주목 받아보긴 처음”이라며 밝게 웃었다.

초반 무인도 신은 제주도에서 촬영했다. 덕분에 출연진과 제작진은 3개월 동안 섬 생활을 했다. 배우 9명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드라마의 특성상 촬영 기간 내내 단체 생활을 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사적인 이야기나 연기에 대한 진지한 대화도 나눴다. 그때 쌓은 끈끈한 우정 덕분에 아직도 ‘미씽나인’ 출연진이 모인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창은 활발하다고 했다. 최태준은 “배우로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캐릭터의 악랄함 덕분에 최태준은 비슷한 시기 방영한 다른 드라마의 악역과 종종 비교됐다. SBS ‘피고인’의 차민호(엄기준 분), OCN ‘보이스’의 모태구(김재욱 분)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차민호와 모태구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라면, 최태호는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인간성을 잃어 가는지 보여줬다. 최태준은 “살인을 저지르고 후회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다“면서 ”감정의 폭이 굉장히 컸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최태호, 차민호, 모태구가 맞대결하면 누가 이기겠느냐는 농담에 그는 “선배님들과 함께 언급돼 영광이었다”면서 “셋 다 그냥 죽지 않을 것 같다. 집에는 다 못 갈 것 같다”고 답했다.

엄기준, 최태준, 김재욱(사진=싸이더스HQ, SM C&C, 콘텐츠K)
“최태호는 ‘강한 약자’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이 마지막이겠지’란 마음으로 잘못을 저질러요. 마지막까지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악행을 일삼지만, 마지막에 진실을 알고 무너지죠. 그런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연민 받는 악역이길 바랐어요.”

때문일까. 극중에서 맞는 장면이 종종 등장했다. 최종화에서 동료들에게 뒤통수를 차례로 받는가 하면, 백진희가 연기한 라봉희와 1대1로 맞붙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보기 드믄 성 대결이었다. 그는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주기 위한 장면이었다. 왜 최태호는 반격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논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백)진희 누나도 그런 액션신이 처음이라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았는데, 하면 할수록 숨어 있던 재능이 나왔어요. (웃음) 점점 욕심을 내더라고요. 대역 분이 도와주기도 했지만 대부분 직접 촬영했어요.”

최태준은 중반부터 홀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는 ”찍을 때 외로웠다“면서 ”협박을 하거나 살인을 하는 장면인데 동료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웠다. 섬에선 항상 같이 있었는데 육지로 나오면서 혼자 찍는 장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극중에선 독한 캐릭터지만 실제 최태준은 ‘모태 긍정’이었다. 도도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스트레스도 거의 안 받고 감정 기복이 큰 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명색이 배우인데 예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다”고 웃었다. 서글서글한 성격 덕분일까. 그는 연예계 마당발로 유명하다. “친구와 축구 게임, 여자 친구가 있다면 싫어할 만한 것들을 참 좋아한다”는 그는 친한 스타들로 지창욱, 김래원, 씨엔블루 종현 등을 꼽았다. 최근에는 볼링을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 스틸(사진=MBC)
예능에서도 활약 중이다. 한동안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에이핑크 윤보미와 가상 부부로 출연하는가 하면, KBS2 ‘안녕하세요’ MC도 맡고 있다. 연기와 예능 병행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오히려 예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품 속 캐릭터와 예능 속 모습은 온도 차이가 있는데, 그 부분을 좋게 봐주는 분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그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2001년 SBS 드라마 ‘피아노’에서 조인성 아역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최태준은 KBS2 ‘매직 키드 마수리’ 등에 출연했다. 제법 주목 받았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활동은 하지 않았다. 이유를 묻자 “얼굴을 알아보고 짓궂게 놀리는 애들이 있었다. 그땐 그게 싫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기는 좋았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곳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시 확인했다. 중앙대 연극학과에 입학한 후 2001년 JTBC ‘빠담빠담’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그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란 직업을 가지고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짧게나마 다양한 삶을 살아보잖아요. 20대 초반에 검사도 해보고 마라톤 선수도 해보고, 결혼했다 이혼도 했어요. 최근엔 살인까지 했습니다. (웃음) 즐겁고 재미있는 순간들이에요. 다음 목표도 지금처럼 이렇게 쉼 없이 연기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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