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도, 단톡방도 없지만"…'옥문아', 어느덧 200회

  • 등록 2022-10-20 오전 8:19:20

    수정 2022-10-20 오전 8:19:2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저희 프로그램이 200회라니,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네요.”

제작진도, 출연진도 이 같이 말하며 얼떨떨해 한다.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방송사가 주목하며 공을 들이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시청자 반응도 확 올라오지 않고 미지근한 편”이라고 ‘셀프 디스’ 하며 박장대소하기도 한다.

어느덧 방송을 시작한 지 4년, 다음 주 방송으로 200회라는 금자탑을 쌓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 팀 얘기다.

‘옥문아’는 옥탑방 콘셉트 촬영장에서 MC와 게스트들이 문제를 풀며 토크를 펼치는 내용을 담는 포맷이다. 2018년 9월 추석 파일럿으로 먼저 출발했고 그해 11월 정규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시작해 오랜 시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200회 방송을 앞둔 ‘옥문아’ 제작진과 출연진은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는 한 카페 루프탑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취재진과 만났다. 제작 선봉에 있는 이세희 CP와 김진 PD, MC 송은이, 김숙, 민경훈, 김종국 등이다. MC 중 정형돈은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들며 불참했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송은이는 “데뷔한 지 30년이 된 해라 오래 하는 프로그램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200회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 사이 나이 앞자리가 ‘4’에서 ‘5’로 바뀌었다”고 웃으며 “200회를 할 수 있었던 건 시청자분들이 편안하게 시청하며 같이 즐겨주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숙은 “친한 친구들과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가 지지 않나. 예전부터 같이 오래 방송해왔던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다 보니 시간이 훅 하고 지나갔다”며 “이젠 출연진이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민경훈은 “좋은 분들과 파일럿 때부터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영광이었다. 시창자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하차한 김용만을 대신해 중도 합류한 김종국은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아서 200회 소감을 밝히기 민망하다”고 수줍어하며 “저는 MC로 출연하기 전부터 ‘옥문아’ 팬이었던 사람으로서 200회를 맞이한 걸 축하 드리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훌륭한 프로그램의 MC를 맡을 수 있어 기쁘다. (김)용만이 형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 출연진이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로 꼽은 키워드는 ‘유연함’과 ‘무던함’이다.

송은이는 “드라마 시작 시간이 달라지거나 방송사가 집중해야 할 예능이 생기면 자리를 비워주면서 편성 시간이 바뀌곤 했다”며 “기를 쓰고 시간대를 고수하려고 하지 않고 그때그때 유연하게 옮겨다니며 프로그램을 이어온 덕분에 200회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숙은 “누구 하나 까탈스럽지 않고 다 무던하다. 의자가 불편해도, 에어컨 바람이 한 방향으로만 불어서 쪄 죽는 자리가 생겨도, 차량이나 비행기가 지나가는 소리 때문에 멘트를 쉬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도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뒤이어 민경훈은 “회식을 안 하는 것도 좋다. 지금까지 회식을 한 번 정도 밖에 안했다”고 말해 모두를 웃게 했다. 그러자 김숙은 “‘옥문아’에 없는 게 두 가지다. 회식도 없고 단톡방도 없다. 불만이 있으면 그냥 삭인다”고 말을 보태 더 큰 큰 웃음을 유발했다.

기획 단계 때부터 콘셉트로 택한 ‘편안함’은 ‘옥문아’의 확실한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옥문아’는 ‘편안함’이라는 콘셉트를 프로그램에 확실하게 녹이기 위해 기자간담회가 열린 건물에 있는 실제 옥탑방에서 촬영을 진행 중이다.

김진 PD는 “‘옥문아’를 ‘제일 부담 없는 예능’이라고 표현하는 게스트분들이 많다”며 “옥탑방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하더라. 그게 바로 ‘옥문아’의 킬링포인트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숙은 “그래서인지 배우분들이 앞다퉈 나오려고 한다”며 “그럴 때마다 프로그램이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다른 예능에서는 뭘 자꾸 시키는데 여긴 뭘 시키지 않아서 좋다는 말도 들었다. 우린(MC들은) 우리가 직접 하는 걸 좋아한다”고 웃으며 “그 덕에 나문희, 고두심 선생님 같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신박한 문제, 그리고 김진 PD가 문제를 내는 ‘탁성 보이스’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김진 PD는 “제 목소리를 특이하다고 여기는 배우분들이 많더라”며 “촬영장에서 ‘탁성 PD가 어디 계시냐?’고 묻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코 좀 풀고 말해라’ 같은 ‘악플’도 많았는데 (정)형돈씨가 ‘탁성 PD’라는 별명을 지어준 덕에 제 목소리를 정겹게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고마워했다.

매회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문제 준비 과정에 대해선 “작가님들이 고생을 많이 해주시는 덕분”이라며 “10문제를 내기 위해 수천여개의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문아’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에 시청자들 곁을 찾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유연하고 무던하게, 편안함 콘셉트를 유지하며 오랜 시간 동안 시청자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나아가는 것이 제작진과 출연진의 목표다. 향후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로는 김혜수(김숙), 서태지(민경훈), 김용만(송은이), 드웨인 존슨(김종국), 유재석(김진 PD) 등을 꼽았다.

이세희 CP는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램의 모토는 ‘생존’이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계속 살아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 PD는 “수많은 예능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옥문아’가 살아남은 게 기적 같다”며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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