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새영화 '나의 절친…' 젊어졌는데 대중적 재미는 '?'

  • 등록 2015-06-22 오전 8:00:00

    수정 2015-06-22 오전 8:00:00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패기와 도발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유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얘기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 등을 통해 사회와 기득권을 향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쏟아냈던 임상수 감독의 새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영화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메시지에 힘을 실어줄 통쾌한 한방을 기대했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감독은 ‘지누’(류승범 분), ‘나미’(고준희 분) 두 청춘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복종도 타협도 하지 말고 반항하고 저항하고 도발적인 에너지를 보여 줄 것을 바랐다. 지누는 인턴사원에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도 “월급쟁이 따까리로…멍청한 윗대가리들 말에 복종하며 산다는 거…그거 X같은 거다”라며 현실적 가치를 우습게 여기는 인물이다. 지누나 나미나 안정된 집도 안정된 직장도 없는 현실 속의 불안한 청춘을 닮아 있지만 그들의 마인드나 애티튜드는 현실에서 찾을 수 없다. 겉모습은 남루해도 속마음까지 루저는 아니다. 일확천금을 가졌어도 돈은 오늘을 신나고 즐겁게 사는 수단일 뿐 돈의 노예가 되지는 않는다. 그런 이상적인 캐릭터가 현실과 접점이 약해서 감독의 메시지가 충분히 가슴에 가닿지 않는다. 여기에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순종적이고 무기력하다는 것은, 그들이 객기 한번 부릴 수 없는 팍팍한 현실을 모른 척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메시지는 줬어도 통쾌감까지 선사하지 못한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임상수 감독의 변신이 예고됐던 작품이다. 임상수 감독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고 가는 몇 안 되는 감독. 이번 영화에선 기존의 작품과 비교하면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에 무게중심을 옮겨 놨다. 부와 권력에 대한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은 여전한데 젊은층을 타깃으로 해선지 영화가 스타일리시해지고 젊어졌다. 영화의 큰 뼈대는 돈가방을 둘러싼 추격전인데, 추격전을 그리면서 ‘액션삘’이 충만해진 덕분이다. 자유분방한 멋과 매력의 소유자 류승범과 패션 아이콘 고준희를 내세워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그 외에도 류현경 샘오취리 김주혁 윤여정 김응수 정원중 김형규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아프리카계 범죄 조직 보스 ‘음부키’ 역의 양익준의 존재감이 다른 이들을 압도한다.

그런데 이런 추격전을 다룬 영화에서 중요한 건 쫓고 쫓길 때의 긴장감 속도감 등등 한 마디로 쾌감이다.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두루뭉술하고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촘촘하지 못하고 거칠게 흘러가는 탓에 중반까지 늘어진다. 한국영화는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고, 추격전은 스릴러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다. 지금껏 많은 영화에서 탄탄하게 전개되는 추격전을 봐온 관객에게 ‘나의 절친 악당들’이 풀어가는 추격적이 관객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초전 없이 후반부에 등장하는 블랙 코미디는 호볼호가 갈릴 전망. 어떤 이들은 예기치 못한 재미를, 또 어떤 이들은 찝찝한 결말을 얻고 갈 수도 있겠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사고차량에서 수십억원의 돈가방이 발견되고 지누, 나미 등이 이를 갖기로 하면서 재벌 일당들에게 쫓기는 내용으로 오는 25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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