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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나이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던 윤채영(한화)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첫 시즌을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23일부터 시즌 마지막 대회 리코컵챔피언십이 열렸지만, 상위 25명까지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지 못해 조금 일찍 휴식에 들어갔다. 윤채영은 2017시즌 JLPGA 투어 상금랭킹 35위(3484만6044엔)로 시즌을 마감했다.
윤채영에게 2017년은 도전의 해였다. 2004년 프로로 데뷔해 줄곧 국내에서만 활동하다 13년 만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12월 JLPGA 투어 Q스쿨에 출전해 5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면 조금 더 편안한 투어 활동이 보장됐지만, 더 늦기 전에 도전을 선택했다.
윤채영의 일본 진출이 확정되자 현지 언론에선 “한국의 8등신 미녀골퍼가 온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3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개막전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오픈부터 많은 취재진이 윤채영을 따라 다녔고 얼굴을 알아보는 팬도 생겼다. 대회 기간 중에는 생일을 맞은 윤채영을 위해 선물까지 챙겨온 팬도 있었다. 윤채영은 “뜻밖의 선물에 깜짝 놀랐다. 그 정도로 저에 대한 관심이 많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어리둥절했다.
윤채영은 데뷔전에서 공동 47위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두 달 가까이 적응에 애를 먹었다. 5월 호켄노 마도구치 대회까지 9경기에 나가 4차례 컷 탈락하는 등 고전했다. 윤채영은 “처음엔 너무 낯설었다. 한국에 비해 좁은 코스도 생소했고, 그린도 까다로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흔들리던 윤채영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건 경험이었다. 우승은 많지 않았지만, KLPGA 투어에서 13년을 뛰면서 한 번도 시드를 잃은 적이 없었을 정도로 꾸준했다. 베테랑답게 조금씩 투어가 익숙해지자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7월이 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사만사 타바사 레이디스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올라 상금랭킹을 크게 끌어올렸다. 불안했던 시드 유지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이어진 센추리21 레이디스오픈에서 다시 준우승을 차지하며 완벽한 상승세를 탔다. 윤채영은 “일본 생활에 익숙해지고 코스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그린이 까다로워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점점 익숙해지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JLPGA 투어에선 한국선수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3년 동안은 2014년 안선주(30)와 2015년과 2016년은 이보미(29)가 상금왕을 가져왔다. 그 때문인지 처음 보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경계심이 적지 않다. 윤채영은 “처음에는 나를 보는 시선이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 왔지’라는 차가운 시선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면서 “그러다 시즌 중반 이후 성적이 나기 시작하니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은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인사를 나줄 정도로 친해졌다. 처음과 달리 경계하는 시선이 많이 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채영은?
1987년 3월 5일생
2005년 KLPGA 투어 입회
2012년 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 3위
2014년 KLPGA 투어 제주삼다수마스터스 우승
2017년 JLPGA 투어 사만사타바사레이디스 공동 2위
2017년 JLPGA 투어 센추리21레이디스오픈 준우승
2017년 JLPGA 투어 상금랭킹 35위 (3484만6044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