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특히 팬들이 스타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다. 문제는 팬심이 법에 저촉이 될 정도로 삐뚤어진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다. 그런 팬심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나친 ‘과시욕’과 ‘경쟁심’을 그 이유로 꼽는다. 곽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호감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고, 동시에 상대가 그것을 알아주기 바라는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자신이 이만큼 안다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극성팬은 그러한 심리가 지나치게 또는 그릇되게 나타나는 경우”라고 해석했다.
과시욕은 경쟁심과 연결된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는 수많은 팬을 두고 있다. 한류가 글로벌 열풍을 일으키는 요즘, 아이돌 팬덤은 해외로까지 뻗고 있다. 팬들은 당연히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아닌 ‘디 온리 원(The only one)’이 되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단순한 애정, 동경으로 출발을 했어도 여럿 가운데 자신을 돋보이고 싶은 경쟁심이 비뚤어진 팬심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공상의 세계에 갇혀서 현실과 혼동하는 경우다. 병적인 관심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가 하면 스타의 집 안까지 무단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었다. 개그우먼 김숙은 최근 집까지 찾아오는 스토커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곽 교수는 “스타에 대한 동경도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조금씩 식는데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어떤 대상에 대해서 더 강하게 오래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건강한 인간관계의 확립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