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팬덤, 이제 그만③]개인정보에 집까지…극성팬 심리는

  • 등록 2019-08-06 오전 6:13:20

    수정 2019-08-06 오전 6:13:2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사생팬(극성팬)의 ‘팬심’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스타의 개인정보 해킹·수집이 용이해지면서 사생활 침해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의 팬심은 팬인지 안티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극성팬 문제는 법적인 처벌이 가능한 수준의 일탈인 만큼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중, 특히 팬들이 스타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다. 문제는 팬심이 법에 저촉이 될 정도로 삐뚤어진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다. 그런 팬심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나친 ‘과시욕’과 ‘경쟁심’을 그 이유로 꼽는다. 곽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호감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고, 동시에 상대가 그것을 알아주기 바라는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자신이 이만큼 안다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극성팬은 그러한 심리가 지나치게 또는 그릇되게 나타나는 경우”라고 해석했다.

2PM 택연은 얼마 전 SNS에 “나는 오빠의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안다”라고 보낸 극성팬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공개했다. 신화 김동완도 SNS에 “집 찾느라 X고생 했네”라고 자신의 우편물에 남겨진 극성팬의 낙서를 공개했다. 휴대폰 번호나 집주소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알아내기 쉽지 않은 사적인 정보다.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사적인 정보를 안다는 것은, 직업적 특성상 사생활을 보호받기 힘든 스타라고 해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과시욕은 경쟁심과 연결된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는 수많은 팬을 두고 있다. 한류가 글로벌 열풍을 일으키는 요즘, 아이돌 팬덤은 해외로까지 뻗고 있다. 팬들은 당연히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아닌 ‘디 온리 원(The only one)’이 되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단순한 애정, 동경으로 출발을 했어도 여럿 가운데 자신을 돋보이고 싶은 경쟁심이 비뚤어진 팬심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성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청소년들의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심하다.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압박감은 대리만족이나 탈출구의 방편으로 스타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문제는 공상의 세계에 갇혀서 현실과 혼동하는 경우다. 병적인 관심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가 하면 스타의 집 안까지 무단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었다. 개그우먼 김숙은 최근 집까지 찾아오는 스토커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곽 교수는 “스타에 대한 동경도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조금씩 식는데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어떤 대상에 대해서 더 강하게 오래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건강한 인간관계의 확립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찍 하트
  • '곰신' 김연아, 표정 3단계
  • 칸의 여신
  • 스트레칭 필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