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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연출 박준우, 극본 이지현, 제작 스튜디오S·그룹에이트) 15회에서는 김도기(이제훈 분)가 어머니(이승연 분)를 죽인 진범과 마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분노에 차 그를 쫓던 김도기는 강하나(이솜 분)의 일침에 멈춰 섰고, 뜨거운 눈물을 씹어 삼켰다. 김도기는 사적 복수가 악당을 교화할 수도, 정당화될 수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특히 공소시효가 지나 공적 심판도 받지 못하는 진범을 마주한 그의 고뇌와 절망은 이제훈의 열연으로 더욱 깊게 와 닿았다. 슬픔, 절망, 고통, 복수심, 분노 등 터지는 감정을 애써 눌러 담은 그의 눈물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요동치는 감정선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눈빛 변화도 전율을 일으켰다.
이날 백성미(차지연 분) 일당의 조사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을 일망타진하고 정신을 잃었던 김도기도 상처를 회복해갔다. 다만 억울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악당들을 응징해 온 그에게도 책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악당들이 공적 심판대로 향한 이상,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의 복수 대행이 발각되는 것도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김도기에게 하나의 의뢰가 들어왔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를 한 김철진(전석찬 분)이 진범 오철영(양동탁 분)에게 복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고문에 의한 거짓 자백으로 한순간에 살인마가 된 김철진은 가족도 친구도 잃었고, 출소 후에는 전과자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야만 했다. 그의 인생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라 진범 오철영을 처벌할 수는 없었다. 이에 실낱같은 희망으로 김도기에게 복수를 의뢰했던 것. 더는 의뢰를 받을 수 없다는 장성철의 말에도 김도기는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호소했다. 사실 오철영은 장성철의 부모를 죽인 진범이기도 했다. 장성철은 남의 복수를 핑계로 자신의 원수를 건드리는 상황이 될까 두려웠지만,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김도기의 말에 결국 마지막 의뢰를 받아들였다.
이제훈은 감정의 강약을 노련하게 조율하며 시청자들을 김도기의 감정에 온전히 빠져들게 했다. 김도기의 진폭 큰 감정을 변화무쌍한 눈빛 속에 담아낸 이제훈의 내공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오철영이 어머니를 죽인 진범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혼란,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을 즐기듯 바라보는 오철영을 향한 분노로 일그러지는 눈빛까지. 요동치는 감정 변화와 함께 시시각각 색을 달리하는 연기는 소름을 유발했다. 이제훈이 세밀하게 쌓아온 감정선은 다크 히어로 김도기의 비극적 상황을 더욱 깊이 공감하게 했다. 과연 마지막 복수 대상자가 어머니를 죽인 진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김도기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이제훈이 빚어낼 결말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최종회는 오늘(29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