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타격론 통해 본 이대호 홈런 행진

  • 등록 2010-08-16 오전 9:38:24

    수정 2010-08-16 오전 9:39:28

▲ 이대호, 양준혁 [사진제공=롯데, 삼성]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뒤 당당하게 물러났다. 한국 기록(6개)을 넘어 일본(7개)과 미국(8개)까지 넘어선 대단한 기록 행진이었다.

9경기 연속 안타도 힘든 현실에서 내리 홈런을 때려냈다는 건, 리그를 떠나 그의 타격 기술이 어느정도 경지에 오른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대호가 30홈런을 넘어선 것은 데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그의 홈런은 올시즌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몸쪽 공략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는 가운데에서 약간 바깥쪽에서 강점이 있었는데 올해는 몸쪽 공 까지 넘겨낸다. 빈틈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대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어떤 공이건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 스윙이 간결해지며 몸쪽 공 공략도 가능하다. 몸쪽을 노린 뒤 실투를 받아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대호의 타격 이론은 한국 최다 홈런기록 보유자인 양준혁과 맞닿아 있다. 양준혁 역시 몸쪽 공 공략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의 공략법 역시 "몸쪽 공은 다 쳐낸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양준혁은 "어차피 완벽하게 몸쪽으로 박히는 공을 안타로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칠 수 없다고 눈 뜨고 당하지는 않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몸쪽 공을 안타 치겠다는 것 보다 파울을 자꾸 만들어냈다. 그러다보면 투수가 던질 공이 없어지고, 또 그러다보면 실투도 오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투수가 항상 마음 먹은대로 제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쪽 공 공략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지만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적극적인 공략을 하는 것이 해법에 가깝다.

또한 그 어려운 공을 반드시 페어 지역에 보낸다는 의식보다는 어떻게든 쳐서 일단 시간적 여유를 벌어놓는 것이 이후 공략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대호와 양준혁의 타격론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이대호는 두가지 장점이 더해졌다. 우선 실투가 아니어도 넘길 수 있는 스윙 궤적이다.

지난 13일 광주 KIA전서 로페즈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은 몸쪽 싱커(140km)였다. 직구처럼 오다 마지막 순간 몸쪽으로 더 말려들어가는 공이었다.

코스도 몸쪽으로 이상적으로 꺾였다. 흔히 '쳐도 파울이 된다'고 표현하는 그 공이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 공을 폴대 안으로 집어 넣었다.

김경문 감독은 "파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걸 결국 안쪽으로 보냈다. 그만큼 짧고 간결한 스윙과 좋은 배트 컨트롤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한가지는 두려움을 머릿속에서 지웠다는 점이다. 이대호는 몸쪽으로 공이 들어와도 좀체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머리쪽으로 공이 날아와도 슬쩍 고개만 뒤로 젖힌 뒤 투수를 노려본다.

그라고 공이 아프지 않고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대호에겐 책임감이 있다. 중심타자로서 상대에 기 죽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 상대의 위협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움직임이 적으면 오히려 기가 죽는 건 공을 던진 투수가 된다.

한 투수는 "이대호는 투수에게 약점이 없다는 느낌을 준다. 타석에서 움직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런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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