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곤’ 천우희 “‘블랙스완’ 공감…완벽한 연기 바랐다”(인터뷰③)

  • 등록 2017-10-06 오전 10:30:00

    수정 2017-10-06 오전 10:30:00

사진=나무엑터스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꿋꿋하다. 눈칫밥을 먹으면서도 제 할 말을 다하고,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가녀린 체구에 여린 눈빛이지만 깊이가 있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외, 연출 이윤정) 속 이연화는 이를 연기한 배우 천우희를 꼭 닮았다.

‘아르곤’은 탐사보도팀 아르곤을 배경으로 진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천우희는 인턴 기자로 아르곤에 합류한 막내 이연화 역을 맡았다. 어리바리한 신입이지만 끈기와 신념을 바탕으로 성장해나간다.

일찌감치 연기를 시작한 천우희는 20대 끝자락에 빛을 봤다. 영화 ‘마더’(2009)와 ‘써니’(2011)에서 각각 강렬한 캐릭터를 맡아 주목 받았지만 그뿐이었다. ‘한공주’(2013)를 만나 훨훨 날기까지 시간은 짧지 않았다. 스크린에서 각광 받던 그가 택한 첫 드라마가 ‘아르곤’이다. 그만큼 기대가 높았고, 완성도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품을 끝내고 취재진과 마주한 천우희는 ‘아르곤’에 대해 “대중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담백하고 솔직한 자평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연기를 하면서 가장 힘들 땐 언제인가.

△목표 지점이 높다.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만, 한편으론 스트레스도 된다. 영화 ‘블랙스완’을 보면서 공감했다. 어떻게든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나. 예전부터 “이 정도면 괜찮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스스로 무뎌질까 무서웠다. 자신을 위한 변명인지 정말 괜찮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완벽한 연기는 없지만 이상을 가지면 어떻게든 노력을 하지 않나. 한편으론 스스로 옭아매는 일도 되더라. 올해부턴 생각을 바꿨다. 조금씩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려고 노력한다. 여유를 주려고 하지만, 매 작품이 힘들다. 자신을 쥐어짜고 있다.

―본인이 그려놓은 이상향이 있나.

△대본을 보면서 상상한 그림이 있다. 그게 현실화되면 좋겠다.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희망한다. 장르적으로 기술적으로 뛰어난 배우들이 있다. 모든 장르, 모든 연기를 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제 손에 모든 떡을 다 쥐고 싶은 마음이었다. 전에는 그랬다. 지금은 다 잘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도전할 여지가 있는 거라고 본다. 아직도 고민은 있다. 사실 이런 마음이 자기위로를 하면서 포기하는 건데 변명을 하는 것인지, 조금은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을 대하는 것인지 딜레마다. 적어도 자기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사진=tvN
―올해부터 이런 변화가 생긴 이유가 있나.

△연기할 때 티가 많이 난다. 스스로 보면 알지 않나. 납득이 안 되거나 흥미가 떨어지면 바로 드러난다. 그럴 때도 기술적으로 잘 소화하고 싶다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올해부턴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 털어놨다. ‘아르곤’ 이윤정 PD님과 박원상 선배님도 그렇고, 지난여름 촬영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선배님들 모두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건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하더라. 할수록 는다고. 그것보다 진정성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좀 편해졌다.

―연기 외에 즐거움을 찾는 것이 있나.

△딱히 없다. ‘집순이’다. 그래서 연기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일상은 평범하다. 친구들 만나거나 전시를 보러 가는 정도다. 어렸을 때도 그렇지만 연기 외에 꾸준히 한 것이 없다. 취미를 늘 찾고 있는 중이다. 반면 연기는 재미있고, 늘 새롭다.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 만나는 사람도 늘 바뀌니까 지루하거나 흥미가 떨어지지 않는다.

―요리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집밥을 해먹는 정도다. 한식을 가장 좋아한다. ‘아재’ 입맛이다. (웃음) 힘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한식이다. 어머니가 한정식 집을 오래 했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데 먹기도 많이 먹는다.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 이유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서 그렇다. 체구가 작은 편인데 다들 식사량 보고 놀란다. 한참 잘 먹을 땐 패스트푸드 2~3인 세트도 혼자 다 먹었다. 집안 대대로 대식가다. 조용히 오래 먹는 편이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팬이기도 하다.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혹시 ‘깬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쩌지 싶다. 영화 ‘한공주’를 하고 웹드라마 ‘출중한 여자’를 했을 때 “깬다”는 반응을 봤다. 연기를 했을 뿐인데 말이다. 아직은 예능이 조심스럽다.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나.

△첫 해외 화보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이라 내심 기대하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이수진 감독의 ‘우상’ 촬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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