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올로케·할리우드 SF…천만 달러 투자 이유 충분했다"[인터뷰]

'더 라스트 티켓' 투자자 앤디 삼뽀르나 대표
인도네시아 대표 기업 WBR 수장…K콘텐츠 관심 높아
"韓·美의 훌륭한 제작 시스템…동서양 시너지에 매료"
"일회성 투자 아냐…K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방위 진출"
  • 등록 2023-08-16 오전 10:00:00

    수정 2023-08-16 오전 10:00:00

앤디 삼뽀르나 WBR 대표이사.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K콘텐츠는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민이 좋아하는 한국이란 배경, 콘텐츠에 한국과 할리우드의 우수한 제작 시스템이 더해진다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 확신했죠.”

인도네시아의 대표기업 WBR(Wijaya Bintang Raya Ltd)이 한국 올 로케이션이 예정된 할리우드 영화 ‘더 라스트 티켓’에 1000만 달러(한화 약 129억 원)를 과감히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앤디 삼뽀르나 WBR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 올 로케이션의 첫 할리우드 영화 ‘더 라스트 티켓’(감독 산티아고 모레노)에 투자하게 된 계기와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아울러 K콘텐츠를 비롯한 다양한 한류 비즈니스 사업 투자 계획도 털어놨다.

‘더 라스트 티켓’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감옥에서 출소한 마이크 핀(톰 호퍼 분)이 친구 로니(조쉬 허처슨)와 함께 자신의 전리품을 되찾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배신과 복수, 그리고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SF액션 스릴러 추적극이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로 부상한 조쉬 허처슨과 넷플릭스 시리즈 ‘엄브렐라 아카데미’ ‘레지던트 이블’ ‘라쿤 시티’로 인지도가 높은 톰 호퍼가 남자주인공에 확정됐다. 여자 주인공인 ‘안야’ 역은 한국 정상급 여배우와 현재 캐스팅 계약 논의 중으로, 주조연 또한 국내 유명 배우들이 물망에 오른 초호화 캐스팅이 될 전망.

‘더 라스트 티켓’은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되는 첫 할리우드 영화로 일찍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제작사 스튜디오 플랜에이와 미국 제작사 세븐원세븐(7ONE7 Films)이 공동 제작하고 미국의 캘리포니아 픽처스가 배급을 맡은 작품. 2024년 하반기 전 세계 140여개국에 공개될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다. 순 제작비 2200만 달러(한화 약 300억 원)로 국내 영화 기준 텐트폴 대작에 해당하는 ‘더 라스트 티켓’은 WBR과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작사인 MGC(MErapi Global Contents)가 1000만 달러를, 국내 투자 기업들이 1200만 달러(한화 약 155억 원) 투자를 확정한 상태다. WBR은 세계 8위의 담배회사이자 인도네시아 대표 재벌기업인 삼뽀르나의 자회사다. 앤디 삼뽀르나 대표는 삼뽀르나의 주요 경영진도 겸임하고 있다.

지난 1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된 영화 ‘더 라스트 티켓’ 투자 체결식 현장.
앤디 삼뽀르나 대표는 이번 투자에 대해 “확신을 갖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으나 큰 도전이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 프로젝트를 첫 단추로 장기적 관점에서 다음에도 공동 제작에 나서보고 싶다. 처음부터 이 작품이 한국과 할리우드의 합작 프로젝트란 점에 끌렸고, 한국과 할리우드의 우수한 제작 시스템으로 완성된 이 작품이 자국 인도네시아 콘텐츠 산업에도 좋은 본보기의 선례가 될 것이라 생각해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투자 취지를 밝혔다.

‘더 라스트 티켓’의 매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앤디 삼뽀르나 대표는 “동서양의 장점을 합친 합작 프로젝트란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며 “서양의 정서에만 맞는 영화였다면 인도네시아 대중에게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다행히 ‘더 라스트 티켓’은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에서 촬영되는 작품이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대중은 한국 문화에 열광하며,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점이 많다. 친숙한 동양의 문화와 이국적인 서양의 매력을 모두 갖춘 이 작품에 투자할 가치는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더 라스트 티켓’의 장르가 SF라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동남아 대중을 매료시켰던 한국 콘텐츠의 장르는 주로 로맨틱 코미디였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도 이런 높은 퀄리티의 SF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희망을 갖게 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동남아에선 SF 장르가 인기가 많아 충분히 니즈(수요)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이런 공동 제작 형태가 흔치 않다. 인도네시아 작품에 더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기회로 우수한 한국과 할리우드의 콘텐츠 산업을 더 자세히 파고들고 싶었다”며 “두 콘텐츠 산업의 우수한 점들을 아직 발달 단계인 인도네시아 콘텐츠 산업에 적용해 배우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작품의 각본 및 연출인 산티아고 모레노 감독을 향한 신뢰도 나타냈다. 앤디 삼뽀르나 대표는 “상업 광고 감독이 장편 영화 감독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힘든 여정”이라면서도, “산티아고 감독이 광고 감독 시절 연출한 유명 광고들을 이미 살펴봤다. 그의 연출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이미지를 단순히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짧은 이미지 안에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통찰한 직관이 느껴졌다. 영화가 요구하는 희노애락의 내러티브를 그의 광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그 희노애락의 내러티브와 광고 감독 출신으로서 그가 지닌 시각적 스타일과 다양한 카메라 기법, 섬세한 편집 기술 등을 ‘더 라스트 티켓’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으로 녹여낼 것이라 믿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더 라스트 티켓’을 연출하는 산티아고 모레노 감독.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스토리 자체는 여느 할리우드의 액션 스릴러 등과 다를 바 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배경이 ‘한국’이라는 점만으로 차별화된 매력을 드러낼 수 있다”며 “산티아고 감독은 보편적 희노애락의 감정을 ‘한국’이란 독특한 배경과 이미지에 접목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의 강한 신념이 내 마음을 충분히 흔들었다”고 전했다.

주연으로 낙점된 톰 호퍼와 조쉬 허처슨에 대해선 “이미 할리우드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능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라며 “출연 계약 후 그들과 줌 화상 미팅으로 만났다. 그들은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정중했고, 자신들이 맡은 배역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지니고 있었다. 어떻게 완벽히 배역을 준비하려 노력 중인지 설명해줬으며, 한국 올 로케이션 작품이라는 점에 설렘과 기대를 갖고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사실 300억의 제작비는 한국 기준으로는 투자가 쉽지 않은 대작이지만, 다른 할리우드 작품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이다. 가성비가 상당히 높은 프로젝트라 생각한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추가적인 콘텐츠 및 한류 비즈니스 사업 투자에도 나설 의향이라고 털어놨다. 앤디 삼뽀르나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 투자 일회성으로 그칠 생각은 없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콘텐츠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미 인도네시아 내에서 인도네시아-한국 합작 드라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어질 K컬처 테마파크에도 투자를 논의 중이다. 이밖에 다국적 아이돌 그룹 육성 및 해외 매니지먼트 등 K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부문에 전방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더 라스트 티켓’은 오는 11월 6일 크랭크인을 목표로 프리 프로덕션 진행 중이다. 국내 제작진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영화 ‘극적인 하룻밤’, ‘배심원들’, ‘인생은 아름다워’ 등 국내 다수 작품에 참여한 백윤석 촬영감독이 합류를 결정했으며 영화 ‘기생충’, ‘버닝’, ‘곡성’, ‘고령화 가족’ 등에 참여한 베테랑 김창호 조명감독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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