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은 이미 '우상' 구대성의 답을 알고 있었다

  • 등록 2012-11-12 오후 12:01:33

    수정 2012-11-12 오후 12:08:47

구대성(왼쪽)과 손아섭.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롯데 손아섭은 어렸을 적 한화 팬이었다. 빙그레 이글스, 고려대 농구부 등 빨간 유니폼이 좋았다고 했다.

손아섭은 야수였지만 당시 빙그레 소속이던 투수 구대성을 동경했다. “그냥 멋있었다”는 게 이유. 그는 “구대성 선배의 폼을 엄청 따라해보면서 야구 선수로 꿈을 키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프로에 들어와 구대성과 맞붙었다. 프로 무대에서 함께 뛴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경하는 선배와 한 무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손아섭에게는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는 “프로에 와서 상대해보니 정말 신기했다. 바라만보던 선배와 한 무대에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당시 구대성은 손아섭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손아섭은 구대성이 한국 무대를 떠나기 전까지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올시즌엔 최다안타 타이틀도 따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생각보다 키가 작네” 구대성이 아시아시리즈 만찬회에서 손아섭을 만나 던진 한 마디였다. 손아섭은 그마저도 “날 알아봐주시니 뿌듯하고 신기했다”며 한껏 들뜬 표정으로 당시를 떠올렸다.

손아섭이 지금까지도 구대성을 동경하는 이유는 하나 또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다. 손아섭은 “야구를 잘하는 것보다 야구를 오래하고 싶다. 40살까지 하고 싶다”고 했다. 구대성의 올해 나이는 44. 지금까지도 현역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체력과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부러운 모양이었다.

그리고서 부탁 한 가지를 했다. 구대성 선배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그가 궁금했던 건 “어떻게 하면 야구를 오래할 수 있는가. 대체 몸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였다.

손아섭은 “나는 TV프로그램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강의같은 걸 좋아한다. 그런 분들의 노하우를 쏙쏙 뽑아먹어야 내가 성장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구대성 선배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아시아시리즈동안 아쉽게도 구대성에게 그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대신 한국에서 뛸 당시 이데일리의 ‘달인에게 묻는다’ 인터뷰서 밝힌 체력관리 비법이 떠올랐다.

“요즘 선수들이 몸은 예전보다 더 커졌는데 힘은 오히려 떨어진 것 같다. 예전 선배들은 우리 땅에서 나는 밥 열심히 먹고 운동했는데 요즘 선수들은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어찌됐든 힘 쓰는 건 옛날 선배들이 훨씬 나았다. 혹사에 대한 기준을 따지려면 한도 끝도 없다. 지금 기준이면 옛날 선배들은 1년 하고 말았어야 한다. 며칠을 내리 던지기도 했는데 지금 선수들은 절대 못 그러지 않나.

혹사의 기준은 없다. ‘선수가 어떻게 준비하고 힘을 기르고 나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보호한다고 오래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요즘 후배들이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몸이 돼 있어야 한다. 몸에 힘이 있어야 부상도 막을 수 있다. 힘이 떨어지니 억지로 던지게 되고 그러다 부상이 생기는 것이다.”


몸 관리 비결은 멀리 있지 않다고 했다. 무조건적으로 몸을 아끼고 보호한다고 해서 오래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역설적이지만 몸에 힘을 키우고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 선수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정리하고 나니 또 한명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바로 질문의 주인공이었던 손아섭이었다. 손아섭은 누구보다 열심히 또 몸을 던져 플레이하는 선수다. 어쩌면 손아섭은 오래 전부터 우상의 야구를 보며 ‘어떻게 야구해야 오래 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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