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제작 작곡가들 '쓴맛'..왜?

  • 등록 2012-09-18 오전 11:30:22

    수정 2012-09-18 오전 11:30:22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시혁·용감한형제·조영수·신사동호랭이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방시혁·용감한형제·신사동호랭이·김도훈·조영수 등 유명 작곡가들의 제작자 변신이 최근 수년간 잇따른 가운데 이들이 받아든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방시혁은 2AM에 이어 올해 쏘스뮤직과 합작해 걸그룹 글램(GLAM)을 데뷔시켰다. 용감한형제는 일렉트로보이즈·브레이브걸스에 이어 빅스타를 내놨다. 신사동호랭이는 이엑스아이디(EXID), 조영수는 투빅, 김도훈은 팬텀을 각각 세상에 선보였다.

이들 모두 신인답지 않은 가창력과 탄탄한 음악적 역량은 인정받았음에도 대중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아이돌이 아닌 투빅(조영수)과 팬텀(김도훈)이 오히려 차별화에 성공한 정도다.

가요 제작자 구도가 가수·매니저·작곡가 출신 3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 무색하다. ‘좋은 노래’, 즉 음악 콘텐츠 자체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작곡가의 제작자 변신은 기존 가수·매니저 출신 제작자들에게 위협이 될 만하다는 평가였던 터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들이 ‘쓴맛’을 본 이유는 바로 작곡가로서의 장점이 곧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가수의 히트곡을 써낸 이들이 자신이 직접 제작한 아이돌 그룹에게 더욱 정성을 쏟기 마련이지만 그 방향이 틀렸다는 지적이다.

다수 가요계 관계자는 “작곡가 출신 제작자들은 본인 최고의 곡을 자기 아이돌 그룹에게 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소속 가수를 통해 실현하고 싶어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속 가수를 자신의 자화상과 같은 일종의 페르소나(persona)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홍보·마케팅을 너무 쉽게 생각한 점도 이들의 실패 요인 중 하나다. 가수·매니저 출신 제작자들은 인맥을 활용해 사업적으로 다양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자연스럽게 이들은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과 트렌드를 읽는데 능하다. 작곡가가 가져온 곡를 듣고 상업성이나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작곡가에 수차례 수정을 요구하고 고쳐 낸다.

하지만 작곡가 출신 제작자는 이러한 거름 과정이 거의 없다. 자신이 쓴 곡에 자신감이 넘친다. 모든 곡이 최고로 여겨진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어려운 곡도 이들에게는 자부심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작곡가 출신 제작자들은 그간 다른 가수에게 줘 히트한 곡들이 다 자기 노래 덕뿐인 줄만 아는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일선 홍보·마케팅 담당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은 간과한 채 쉽게 덤벼들었다가 ‘큰 코 다친 꼴’이라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가수가 뜨기까지는 노래 하나만 좋아서 되는 건 아니다”며 “기획·안무·홍보·의상 등 모든 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작곡가 출신 제작자들은 자만심을 버리고 주변 의견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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