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오락관', 26년 만에 전격 폐지...'굿바이, 허참'

  • 등록 2009-04-02 오전 11:37:00

    수정 2009-04-02 오후 12:25:07

▲ KBS 1TV '가족오락관' MC 허참과 이선영 아나운서(사진=KBS 제공)


 
[이데일리 SPN 박미애, 양승준기자] '국민 오락 프로그램' KBS 1TV ‘가족오락관’이 26년 만에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2일 KBS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단행되는 봄 개편을 맞아 ‘가족오락관’을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가족오락관’의 마지막 녹화는 2일. 이날 녹화는 1237회로 '가족오락관'을 마감하는 촬영인 만큼 기존 방송과는 달리 지난 ‘가족 오락관’의 역사를 정리하는 스페셜 형식으로 진행된다.

연예인 게스트로는 ‘가족오락관’ 최다 출연자인 가수 서수남 등 프로그램과 깊은 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출연하며, 녹화는 ‘가족오락관’ 역대 기네스, '고요속의 외침' 등 가장 사랑받았던 코너 재연,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의 의미를 묻는 설문 등으로 촬영이 진행된다.

▲ KBS 1TV '가족오락관'


‘가족오락관’ 마지막 녹화는 오는 18일 방송된다. 후속 프로그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984년 4월3일 첫 방송된 ‘가족 오락관’은 연예인과 일반인이 함께 하는 ‘쌍방형’ 오락 프로그램의 서막을 열었다.

연예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이 매주 녹화 스튜디오로 초대돼 ‘도전 릴레이 노래방’ 같은 코너에서는 함께 노래를 부르며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동시에 ‘가족 오락관’은 ‘고요속의 외침’, ‘뽕망치 게임’, ‘스피드 게임’, ‘내 남자의 여자’ 등 신개념의 코너를 만들어 게임 버라이어티를 진일보시키는데 일조했다. '웃으면 복이 와요', '유머 1번지' 등이 득세하던 시절  '가족오락관'의 콘셉트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 KBS 1TV '가족오락관'

‘가족 오락관’ 존재의 의미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최근 들어 더 각별해졌다. 예능 프로그램이 ‘엽기’와 ‘외계어’로 젊은 시청자들 ‘눈맛’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방송 세태 속에서 소외 받는 시청자인 중장년들을 배려하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또 ‘가족 오락관’과 26년간 공생해왔던 MC 허참의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진행은 중장년 시청자들의 일상 속 스트레스를 날려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몇 대 몇”, 짧지만 운율감있는 허참의 ‘가족 오락관’ 게임 점수 확인 멘트에 중장년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모두 TV로 향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시청률에서 최근 들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가족오락관’은 ‘전국 노래자랑’처럼 예능 프로그램의 한 획을 그은 프로그램인데 막을 내리게 돼 아쉬움이 크다”며 '가족오락관'의 마지막을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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