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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린’ 역주행의 기폭제가 과거 ‘위문열차’ 출연 모습을 엮은 댓글모음 영상이었다면, ‘롤린’을 향한 관심이 브레이브걸스 팀 자체로 이어지게 한 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멤버들의 이야기였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브레이브걸스는 해체 직전 상황에 놓여 있었다. 멤버들이 숙소에서 짐을 빼고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었을 정도. 이런 와중에 4년 전 발표곡이 갑작스럽게 전국민이 열광하는 곡이 되면서 흩어졌던 멤버들이 다시 모이고 부랴부랴 방송 활동에 나서게 됐으니 짜릿한 역전 드라마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무명시절 각종 미담까지 화제가 되면서 브레이브걸스를 향한 응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롤린’이 한 달 넘게 차트에서 ‘롱런’하고 ‘운전만해’와 ‘하이힐’까지 역주행 곡으로 떠오른 이유다.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멤버들은 ‘역주행의 아이콘’을 넘어 ‘희망의 아이콘’을 떠오른 뒤 밀려드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본격적으로 토크에 시동이 걸린 뒤부턴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 취재진을 웃게 했다. 브레이브걸스와 나눈 인터뷰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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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행사나 방송 스케줄이 없었다 보니 회사에서 ‘위문열차’ 스케줄을 많이 잡아줬던 것 같아요. ‘위문열차’ 측에서 저희를 자주 불러주시기도 했고요.
유나=영상을 보셨다시피 저희가 되게 즐거워하면서 공연을 했어요. 군인분들과 잘 놀았으니까 저희를 많이 불러주시지 않았을까요.
민영=무대에 대한 갈증이 많았던 시기에 ‘위문열차’는 저희에게 소중한 기회였어요. 최근 ‘위문열차’ 식구분들에게 축하 연락을 받기도 했어요. 저희에겐 진짜 가족같은 분들이에요.
민영=권재관 MC님은 ‘유튜브를 샀냐’고 묻더라고요. 유튜브를 켜면 저희만 나온다고요.
-군부대 공연과 관련한 미담 에피소드도 많던데. 이참에 한번 직접 이야기해주세요.
민영=위병소에서 근무를 하고 계셔서 무대를 보지 못하는 분들에게 사인을 해서 드렸던 기억이 나요.
민영=사실 이런 걸 자꾸 미담이라고 해주시는 게 낯부끄럽기도 해요. (미소). 저희가 인지도가 없는 팀이었고, 좋아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기에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유정=아마 저희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러셨을 거예요.
-전 매니저분이 올린 칭찬 글도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었잖아요.
민영=용감한형제 사장님께서 ‘너희를 위해 고생하는 스태프들에게 항사 감사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멤버들 모두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그런 얘기들을 미담이라면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과거 안무단장분에게 참외를 깎아주기도 했다는 얘기도 접했어요.
은지=저희 안무를 짜주시는데 너무 피곤해보이셔서...(웃음).
유정=유난히 힘들어 보이셨어요. 보통 ‘드릴까요?’ 하면 ‘아니야 됐어’ 하시는데 ‘빨리 가져와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다음부터는 연습실에 올 때마다 ‘뭐 없냐’고 물어보시고요. 하하.
-브레이브걸스에게 도움을 줬던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유정=진부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일단 아무래도 멤버들 모두 부모님과 가족이 가장 감사한 존재가 아닐까 해요.
유나=음, 전 안무팀 ‘피치스’의 최유리 단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저희가 힘들고 기쁠 때 같이 울고 웃어 주신 분이거든요. 회사에 요구할 게 있을 때도 도움을 많이 주셨고요.
유정=앞서 참외 얘기 때 언급한 안무팀인 ‘DQ’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가오리춤’을 비롯해 지금 회자되고 있는 만들어주신 분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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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변했어’ 땐 야심찬 마음이었죠. 당시 다른 걸그룹분들이 귀엽고 깜찍한 콘셉트로 많이 나왔었는데, 저희는 에슬레저룩을 입고, 태닝도 하고, 눈썹도 까맣게 칠하고 나왔었어요. 많은 분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콘셉트였는데 지금 돌아보면 세련되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민영=대중의 반응은 싸늘했어요. 그런데 업계 분들과 가수분들은 칭찬을 되게 많이 해주셨어요. 활동이 겹쳤던 태연 선배님도 콘셉트도 좋고 너무 멋지다는 말씀을 해주셨고요.
유정=태연 선배님은 이번에 ‘롤린’ 관련 게시물을 SNS에 올려주시기도 했어요. 아무도 모를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다고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그걸 보면서 저도 나중에 후배들을 인정해주고 이끌어주는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은지=전 설레어 하면서 ‘변했어’ 활동을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준비를 많이 하긴 했는데 뭔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고요. 지금 다시 그때 콘셉트로 활동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유나=전 연습생 생활이 짧았어요. ‘변했어’ 때가 저의 첫 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요. 춤이 생각보다 예술적이고 되게 어려웠거든요. 지금 돌아보면 너무 미숙한 게 보이죠. 은지 언니 말처럼 의상만 조금 바꿔서 다시 활동하면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