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단기전 대역전극을 ‘직관’한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 겸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3시즌 팀에 포수 프리에이전트(FA) 선물을 안길까.
| 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정용진 SSG 구단주가 경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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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지난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에이스’ 김광현을 내고도 7회까지 영봉패의 위기에 놓여 있다가 8회와 9회 터진 홈런 두 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특히 9회말 대타 김강민이 터뜨린 역전 끝내기 스리런포에 대해서는 김원형 감독도, 김광현도 “야구하면서 이런 경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이날 정 구단주도 인천에서 이 장면을 자신의 두 눈에 직접 담았다. 당시 언론을 통해 포착된 그의 모습은 그라운드에 쏟아져나와 승리를 만끽하는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러차례 두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만세를 불렀고, 주먹을 꽉 쥔 채 포효하기도 했다. 박수를 보내며 손으로 ‘L’을 그리기도 했다. 함께 관람하던 주변 사람들과도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경기가 끝난 뒤 정 구단주는 해당 홈런 동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이게 야구지”라고 적었다. 이전 게시물은 5차전에 앞서 업로드한 것으로 가슴팍에 ‘Laners’라고 적힌 옷을 입은 사진에 “출격 준비 중”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팬들 사이 더 화제가 된 게시물은 후자였다. 한 팬이 ‘형, 포수 좀 어떻게 해줘요’라고 남긴 댓글에 정 부회장이 ‘기다려보세요’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올해 FA 시장은 그야말로 포수 대전이다. 양의지(NC 다이노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등 각 팀 주전들이 매물로 쏟아진다. SSG는 올해 이재원과 김민식 2인 체제로 안방을 운용해왔고, 이재원(SSG 랜더스)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수 보강을 원하는 팬의 목소리에 정 구단주가 직접 반응을 보인 것이다.
SSG의 올해 호성적은 투자의 결실로 풀이된다. 지난해 야구단 인수 이래 정 구단주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2년 차를 맞이한 올 시즌을 앞두고는 김광현 한국 복귀, 추신수 재계약, 예비 FA 조기 계약 등 전력 구성에 쓴 금액만 331억 원에 육박한다.
앞서 정 구단주는 KS 5차전을 앞두고 팀을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이끈 김 감독과의 재계약을 최종 재가했다. 아직 통합우승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이와 관련돼 발생하는 잡음을 차단하고 현장에 힘을 싣기 위해 이례적으로 통 큰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 아래 하나 된 선수단은 구단주에게 야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극한의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제 SSG가 포수 FA 시장에 참전할 지 여부에 야구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