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테마록]키플레이어 통해 본 8개구단의 고민

  • 등록 2009-03-31 오후 12:34:09

    수정 2009-03-31 오후 12:56:41

▲ WBC에서 부진했던 SK 김광현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30일 열린 2009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서 8개 팀 감독들은 각각 올시즌 키 플레이어를 한,두명씩 꼽았다.

'키 플레이어'란 문자 그대로 시즌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 감독들의 마음 속엔 '해줄 것'이란 믿음보다 '해줘야 한다'는 기대가 더 크게 담겨 있다.

때문에 감독들이 지목한 '키 플레이어'를 따라가다 보면 그 팀이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다.

▲SK-김광현
한국시리즈 2연패팀인 SK는 올시즌에도 가장 탄탄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불펜이 강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속내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윤길현은 무릎 수술 탓에 시즌 출장 자체가 불투명하다. 조웅천도 현재 재활군에 머물고 있다.
 
좌완 불펜으론 정우람과 이승호가 건재하지만 오른쪽 날개가 약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신인 박현준은 아직 '기대주'일 뿐이다.
 
한 경기를 책임져줄 수 있는 에이스는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며 긴 이닝을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있어야 불펜 운영까지 덩달아 수월해질 수 있다. 김광현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상처를 하루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SK의 초반 레이스는 버거워질 수도 있다.
 
▲두산-손시헌 이용찬
두산엔 유격수 요원이 차고 넘친다. 군에서 제대한 손시헌과 기존의 이대수 김재호. 여기에 FA 홍성흔의 보상선수인 이원석까지 가세했다.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 좋은 선수들이 여럿 포진해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답은 이들 중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는 선수가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고만고만한 선수가 많다는 건, 경쟁을 통한 성장에는 유리할 수 있어도 트레이드에는 별반 도움이 안된다.  
 
군 입대 전 공.수에서 튼실히 유격수 자리를 지켜왔던 손시헌의 부활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손시헌이 입대 전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두산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다.
 
마무리로 낙점된 이용찬은 성공 여부에 따라 두산 마운드 운영의 틀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카드다. 이용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시즌 중 또 다른 카드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확실한 선발 요원이던 랜들 퇴출로 당분간 선발 공백이 불가피해진 두산 입장에선 더욱 그의 성공이 절실하다.
 
▲삼성-김상수
삼성은 지난해 92개의 팀 홈런으로 이 부문 3위였다. 그러나 득점은 557개로 5위였다. 홈런 타자 앞에서 출루가 적었던 것, 그리고 누상의 주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김상수는 그런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많은 출루와 빠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성근 SK 감독은 시범경기서 눈에 띈 선수 중 "삼성 김상수"를 첫 손에 꼽은 바 있다.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삼성은 지난해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젊은 거포들의 등장으로 큰 힘을 얻었다. 그러나 아직 꾸준함까지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만에 하나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는 파워를 보일 경우에 대한 보험용으로도 김상수의 재치있는 플레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화-신경현
한화는 올시즌 마운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가장 중요하다. 타격의 파워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팀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벌어들인 점수를 지켜줄 투수들에게는 아직 의문점이 남아 있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노장 트리오는 마운드에서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김혁민 유원상 등 젊은 어깨는 다르다. 아직은 포수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다.
 
김혁민 유원상등이 선발 한자리를 튼실히 버텨내 줄 경우 한화는 한결 수월한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
 
포수 신경현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볼배합은 물론 주자 견제능력까지 보여준다면 젊은 어깨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공을 뿌릴 수 있게 된다. 
 
▲ 최희섭 [사진제공=KIA타이거즈]

▲KIA-최희섭
KIA는 8개팀 중 가장 의문부호가 많이 달려 있는 팀이다. 전력의 플러스 요인만 따져보면 단연 최강이지만 그 기대가 모두 무너질 경우 허약한 팀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그 중심엔 최희섭이 있다. 최희섭의 방망이에 힘이 실린다면 이용규 장성호 등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최희섭이 지난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경우 KIA는 매 경기 1점을 내는데 버겁던 최근 몇년간의 답답증이 재연될 수 밖에 없다.
 
조범현 KIA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마운드 운영으로 시즌을 풀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기대치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나아가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최희섭이 더해진다면 보다 튼실한 전력 구성이 가능하다.
 
▲히어로즈-황재균 강정호
정성훈은 꾸준함이 장기다. 있을때 크게 티가 나기보다는 없을 때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유형의 선수다.
 
히어로즈는 정성훈 트레이드 이후 한번도 걱정해본 적 없는 3루 자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즌을 맞고 있다.
 
3루는 생각처럼 쉬운 자리가 아니다. LG의 상징적 유격수였던 유지현도 포지션 변경을 택해야 하는 시점이 오자 "3루는 버겁다"며 2루를 택한 바 있다. 강습 타구는 더 많고 송구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히어로즈 입장에선 10년 고민을 덜 수 있을지, 아니면 10년 고민의 출발점일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황재균과 강정호가 그 키를 쥐고 있다.
 
▲LG-정찬헌 이범준
LG는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전력으로 시즌을 맞게 됐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공격력에 한정된 예상이다. 마운드는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봉중근 기용설까지 유력하게 제기됐던 마무리 문제는 우규민과 이동현의 몫으로 돌아갔다. 부상과 부진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아직 맘을 놓긴 이르다.
 
선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봉중근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2, 3번 선발을 기대했던 박명환과 옥스프링의 페이스가 부상 후유증 탓에 기대만큼 올라오고 있지 않다.
 
박명환은 "빨라야 5월", 옥스프링은 "불안한대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일 뿐이다. 지난해 최하위 수모로 팀내에 가득 펴져 있는 패배의식을 걷어내기 위해선 4월의 선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 두자리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미완의 대기'가 '미완의 딱지'를 떼줘야 하는 이유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이 키 플레이어를 특정하지 않았기에 제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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