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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안방극장이 비(非) 지상파 채널에서 맴돌고 있는 분위기다. MBC ‘무한도전’과 KBS2 ‘가족끼리 왜이래’라는 강력한 콘텐츠가 존재하긴 하지만 케이블채널 tvN, OCN과 종합편성채널 JTBC 콘텐츠의 파급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상파에서 뉴스를 시작하고 주말연속극이 시작되는 오후 8시 시간대부터는 ‘트렌디한 시청층’의 채널 이동이 바빠진다. 15번 채널인 JTBC와 17번 채널인 tvN, 지역별 다른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OCN까지. 이들 콘텐츠가 마니아 시청층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토요일 밤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다.
△非 지상파 채널의 ‘완벽한 타임 블록’
#오후 8시 30분, tvN 금토 미니시리즈 ‘미생’을 본다
먼저 ‘미생’이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생’은 이성민과 임시완을 필두로 강하늘, 강소라, 변요한 등 많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매회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국 평균시청률 3%를 넘겼다. 방송 3회만에 이슈몰이에 성공한 덕이다.
#오후 10시, OCN ‘나쁜 녀석들’을 본다
#오후 11시, JTBC ‘히든싱어3’를 본다
‘나쁜 녀석들’이 끝나면 재빨리 채널을 ‘히든싱어3’로 맞춘다. 광고 시간까지 고려하면 얼추 시간대가 맞는다. 25일 방송에선 가수 이승환이 출연한다. 첫회 등장한 이선희 이후 지난 시즌에 비해 이렇다할 파급력있는 방송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특유의 음색이 강하고 최근까지 가수 활동을 왕성히 했던 이승환의 출연에 다시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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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된 ‘미생’, ‘나쁜 녀석들’, ‘히든싱어3’와 같은 프로그램은 시청률로 따졌을 때 지상파 콘텐츠와 비교할 수 없이 작은 입지를 보인다. 평일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주말 지상파 콘텐츠는 20%를 가뿐히 넘기는 드라마에 10% 언저리에 머무는 예능프로그램 등으로 채워져있다.
△非 지상파, 꾸준한 채널 인지도로 시간대를 장악하다
그렇다면 tvN, OCN, JTBC 등의 채널은 어떻게 시청자들을 유혹하는데 성공했을까. 각각의 콘텐츠가 가진 강력한 힘이 첫번째 이유겠지만 각 채널이 쌓아온 꾸준한 인지도가 빛을 내고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예를 들어,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시청자에게 익숙한 주말드라마는 9시 시간대나 8시 시간대에 전파를 탔다. tvN은 ‘미생’에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나 ‘꽃보다’ 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8시~9시 시간대의 폭넓은 편성 변주를 시도했다. 콘텐츠가 연이은 성공을 거둔 덕에 그 시간대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지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10시, 지상파가 아닌 영화 전문채널 OCN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로 관심을 옮겨오기까지도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뱀파이어 검사’, ‘신의 퀴즈’, ‘특수사건전담반 텐’ 등 장르물 위주의 편성으로 마니아 시청층을 확보한 OCN은 ‘나쁜 녀석들’에 이르러 김상중부터 박해진까지 ‘스타 캐스팅’에 성공했고 대중적인 시선을 받는데 성공했다. 시즌3에 이르러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히든싱어’도 마찬가지다.
한 방송관계자는 “시청률로 인기를 따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닌만큼 얼마나 빠른 반응과 활발한 피드백 속에 방송되느냐는 트렌디한 콘텐츠를 규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언제가부터 시청자들이 ‘지상파보다 케이블이나 종편에서 볼 거리가 많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이들 채널의 콘텐츠에 대한 개념이 ‘본방’보다는 ‘온라인 이슈’에 치중됐지만 이제는 그 비중이 균형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