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으로 우승 恨 풀어낸 박경수, 목발 짚고 KS MVP 등극

  • 등록 2021-11-18 오후 11:19:34

    수정 2021-11-18 오후 11:24:03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KT위즈 박경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위즈 대 두산베어스 경기.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KT위즈 박경수가 목발을 짚은 채 시상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은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37)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KT위즈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T위즈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막을 내린 2021 프로야구 KS에서 두산베어스를 4승 무패로 누르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박경수는 경기 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90표 가운데 67표를 얻어 생애 KS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황재균이 11표를 받았고 강백호 7표, 윌리엄 쿠에바스 4표, 김재윤 1표를 각각 얻었다.

2003년 LG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래 꾸준한 활약을 펼친 박경수는 유독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프로 데뷔 후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보지 못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다. 그리고 올해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경수의 투혼은 KT가 첫 통합우승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S 1~3차전에서 기록한 박경수의 타율은 .250(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에 불과했다. 그나마 부상 때문에 4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경수의 활약은 단순히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박경수의 KS MVP 선정에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했다.

박경수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15일 KS 2차전이었다. 1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두산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병살 플레이까지 연결하는 최고의 호수비를 펼쳤다. 두산으로 넘어갈뻔 했던 시리즈 흐름을 KT쪽으로 가져오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를 마치고 “박경수 수비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17일 KS 3차전에서도 박경수의 활약은 빛났다. 박경수는 0-0으로 맞선 5회초 두산 선발 아리엘 미란다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6회말 수비에선 다시 한 번 만점짜리 호수비로 KT를 구했다. 1사 1루 위기에서 박건우의 강습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낸 뒤 2루로 던져 1루 주자 정수빈을 잡아냈다. 공을 잡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주저앉았지만 송구는 정확하게 이뤄졌다. 두산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순간이었다.

박경수는 이날 8회말 수비 도중 플라이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입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MRI 검사 결과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하지만 박경수는 목발을 짚고 고척스카이돔에 등장했다. 비록 KS 4차전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동료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선수들이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 박경수의 몫까지 해내기 위해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경기 전 KT 최고참 유한준은 “박경수가 목발을 짚고 운동장에 나와 눈물이 핑 돌았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오늘 경기에서 꼭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경수는 KT가 KS 4차전마저 이기고 통합우승이 확정된 뒤 목발을 짚은 채 그라운드에 나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박경수가 팀 최고참 유한준의 부축을 받고 등장하자 선수단과 관중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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