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공격력에서 진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SK는 원래부터 타격이 강한 팀은 아니었다. 거포들, 수위타자들이 즐비한 팀도 아니다. 올시즌 역시 그렇다. 팀 타율은 2할6푼2리로 9개 구단 가운데 6위. 7월 이후로 보면 8위(2할6푼6리다). 시즌 출발부터 늘 그 자리였다.
그렇다면 관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최근의 두산처럼 폭발적인 타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잘 치는 선수들을 집중배치에 득점 가능성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안타 1개를 때려도 이길 수 있는게 야구다. SK는 어떻게는 한 점을 쥐어 짜내는, 효율적인 야구를 보여주던 팀이었다.
그러나 SK는 올시즌 그런 면에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후반기들어선 타선의 연결고리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특히 점수를 많이 내줘야하는 중심타선에서 그렇다.
SK의 3,5번 타순은 극도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 3번 타순의 타율은 1할5푼, 5번 타순의 타율은 1할1푼8리다. 7월만 놓고 봐도 3번 타자는 2할5푼으로 9개구단 중 7위, 5번 타자는 2할3푼6리로 8위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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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4번 타순에선 4할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7월 타율만 3할4푼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가장 잘치는 4번 타자를 보유 중이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느낌이다. 4번 타순 앞뒤로 자주 맥이 끊기고 있다. 앞뒤를 받쳐줄만한 적당한 카드를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정근우-조동화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이 2할7푼3리, 2할8푼6리를 나쁘지 않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 아쉽다. 발이 빨라 해결사만 뒤에 붙여준다면 얼마든지 단타로도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주자들이다. 1,2,4번 타순만 연결했어도 SK 득점력은 지금보다 더 올라갔을 가능성이 높다.
7월 SK에서 가장 잘치는 타자는 박정권(3할4푼)과 김강민(3할3푼3리). 정근우(2할8푼8리)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한데 뭉쳐 라인업을 이룬 적은 없었다. 6월(6월 타율 3할4푼2리, 7월 3할3푼3리)부터 타격감이 살아난 김강민은 후반기 들어 오히려 6번, 7번 타순에 배치되는 일이 많았다.
타자들의 타격감엔 사이클이 있는 법이다. 타자들의 컨디션과 상대에 따라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는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면 타순을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선수들의 최근 타격 컨디션 위주로 라인업을 짠다. 어떤 선수를 넣어야할지 애매한 포지션에선 데이터를 참고 한다”고 했다. 고민 끝에 내놓는 라인업이지만 아직 효과는 미비하다.
한 해설위원은 “라인업에도 아쉬움이 많지만 그렇다고 그 자리를 잠시라도 메워줄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런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