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작가열전]'그예'·'풍선껌'·오마비' 덕에 행복하다 전해라②

  • 등록 2015-12-13 오전 7:40:00

    수정 2015-12-13 오전 10:25:59

‘풍선껌’ ‘오 마이 비너스’ ‘그녀는 예뻤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올 한해도 수 많은 콘텐츠가 대중의 곁을 스쳤다. 뇌리에 박힌 드라마도 있고, 잊혀진 예능도 있다. 그 많던 작품 중 시청자가 기억하는 건 소수다. 콘텐츠의 성공을 좌우하는 사공은 여럿인데 그 안에 핵심은 ‘작가’다. 글을 쓰고, 스토리를 짜고, 윤곽을 잡는 ‘1차 생산자’다.

‘2015 작가열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바로 신인. 시청자를 행복하게 한 신선한 필체, 신선한 감성이 안방극장을 풍성하게 했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 미니시리즈 ‘풍선껌’의 이미나 작가와 KBS2 월화 마니시리즈 ‘오 마이 비너스’는 ‘월요병’을 날려준 고마운 이들이다. MBC ‘그녀는 예뻤다’의 조성희 작가도 빼놓을 수 없다.

‘풍선껌’
△‘이미나 표 감성’이 탄생하다

노희경, 김은숙, 박지은, 김수현, 이경희, 문영남, 김은희 등 내로라하는 스타 작가를 보면 그들만의 개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기이자 필살기다. 필체 하나, 대사체 하나에 “아 그 작가다”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성공은 아무나 거두지 못하는 법이다. 이미나 작가는 ‘풍선껌’이라는 드라마 데뷔작으로 그 지점에서 시청자에게 믿음을 줬다.

‘풍선껌’은 라디오작가 출신으로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이미나 작가가 집필했다. 결과적으로 ‘풍선껌’은 이미나 작가라는 신예의 발견으로 ‘이미나 표 감성’이 탄생했다는 호평을 듣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같이 지낸 ‘남사친’과 ‘여사친’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풍선껌’. 이 작품은 ‘천진 낭만 로맨스’라는 장르로 홍보됐다. 아이처럼 순수한 어른들은 천진난만했고, 그들이 하는 사랑과 배려는 낭만적이었다. 결국은 관계의 정화, 마음의 힐링이란 해피엔딩을 맺을테니 낭만적일 수밖에 없다.

‘풍선껌’은 첫 회부터 대사의 힘을 인정 받았다. 비록 tvN 금토 미니시리즈 편성 드라마와 비교해 월화 심야시간대 방송돼 높은 시청률을 끌어내진 못했지만 ‘마니아 시청층의 취향 저격’엔 성공했다. 라디오 작가 출신이자, 소설 ‘그 남자 그 여자’를 집필해 이미 공감력에 탁월함을 보여준 바 있는 이 작가 덕이라는 반응이다. 더불어 이 작가는 잔잔한 스토리와 색다르면서도 과감한 전개 방식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는 평도 들었다.

이미나 작가는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등장인물들에 저마다의 모자란 부분을 강조했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결핍을 채우는 과정이 아닌 빈틈을 품은 채로 함께 있어 행복해졌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세상 둘도 없이 착한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총출동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배려심 깊고, 희생정신이 강하고, 따뜻한 캐릭터의 향연이었다는 시청자 평은 거짓이 아닌 셈이다.

‘오마이비너스’
△‘김은지 표 대사’를 완성하다

‘오 마이 비너스’는 월화 안방극장의 다크호스다. 두 자릿수 시청률 진입도 머지 않았다. 소지섭과 신민아의 만남 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했던 이 드라마에 탄력을 붙이는 건 바로 대사다. 떠오르는 신예 김은지 작가의 2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KBS 단막극을 선보인 적이 있다. 당시에도 신선한 필체로 눈도장을 찍었다. ‘오 마이 비너스’에선 톡톡 튀는 탄산수 같은 대사에 시청자의 취향이 자극되고 있다.

“손과 발이 오그라든다”는 반응도 있지만 소지섭, 신민아라 “괜찮다”는 반응이 압도적. 이를 제대로 활용한 김은지 작가의 센스도 눈에 띈다. 같은 말이어도 소지섭, 신민아가 하면 다르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이럴 땐 이 대사’와 같은 예상 가능한 감정선을 빗겨가고 있다. 그 지점에서 오는 의외의 매력이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첫회에 ‘맴매 해야겠네’라더니 2회에 ‘메롱하신 겁니까’로 2연타를 날린 김 작가 표 ‘로코 필체’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중적인 표현이나 언어의 이중적인 뜻을 두고 가지고 노는 듯한 필체도 재미있다는 반응. ‘요망’한 여자라던가, 곰인형인듯 소지섭인듯 부르는 ‘이느무시끼’도 있다. 헬스 힐링이라는 건전해보이는 장르를 두고 19금(禁) 상황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재치도 눈길을 끈다. ‘소파’ ‘침대’ ‘첫경험’ ‘비명’ 등의 단어로 문장을 만든다거나, ‘편안하고 야한 밤 되세요’라는 대놓고 더지는 인사말이 그렇다.

소지섭과 신민아가 주고 받는 ‘핑퐁 대사’에서도 짧지만 강렬한 필체의 힘이 느껴진다. 살이 빠진 효과로 얼굴에 생긴 보조개를 ‘이거’라고 칭하며 ‘이거 어디서 났어요?’라고 묻는 소지섭에게 ‘뭐 길가다 주었을까봐?’라고 멋쩍은 듯 답하는 신민아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완성될 수밖에 없었다. ‘아까의 쪽팔림은 다 어디 갔습니까?’라고 묻는 남자에게 ‘꿈속에 두고 왔네요’라고 대답하는 여자의 당찬 매력도 김은지 작가 표 로맨틱 코미디에서 특화된 부분이라는 평.

그 안에 왠지 짠한 감동도 담겼다. 다이어트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 극중 등장하는 유기농 식단은 보기만 해도 질린다. 이런 가운데 ‘밥’에 대한 진짜 의미를 살린 대사는 ‘신의 한 수’였다는 반응이다. ‘밥은 원래 그런 거거든요? 짜고 맵고 달고 시큼시큼 뜨끈뜨끈하고, 그게 밥이고 그게 맛이라는 거라고요’라는 대사가 결정적이었다. 물론 ‘섹시만 처발처발하면 뭐해 인생에 맛이 없는데’라는 코믹 대사에 여운을 느낄 새도 없었지만 ‘오 마이 비너스’는 그렇게 섬세한 김 작가 덕에 재미를 높이고 있다.

‘그녀는 예뻤다’
△‘조성희 표 웰메이드’를 지향하다

약체로 출발해 강철 체력으로 종영한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과 박서준, 최시원과 고준희라는 주연 4인방 외에도 황석정, 신동미, 박유환, 안세하, 신혜선 등 다양한 조연을 보는 재미가 컸다. 방송 초반부터 ‘재벌 아들은 누구?’라는 복선을 깔아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하기도 했다. 마지막회까지 이어진 이 ‘찾기 코드’는 ‘재벌 아들은 안세하였다’는 반전 결말을 내놨다. 끝까지 재미를 준 드라마로 풍성한 매력을 안기며 ‘웰메이드 로코’라는 호평을 들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조성희 작가의 ‘메인 데뷔작’이었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시트콤에서 활약했고, 케이블채널 tvN ‘고교처세왕’으로 작품 활동을 이었다. 메인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매 작품마다 배우들에게 준 신뢰는 컸다.

이번 작품의 주연으로 나섰던 황정음은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인연을 맺은 조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이번 작품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다.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3연속 호흡을 맞춘 신혜선도 “어떤 캐릭터에도 이야기를 주고 활기를 불어 넣는 조 작가의 힘은 강렬하다”고 돌아봤다.

빠듯한 촬영 일정과 시청자 반응에 휘둘려 드라마가 산으로 가기 십상인 지상파 작품. 그럼에도 조 작가가 웰메이드 작가라 호평 받은 데는 케이블채널에서 쌓은 내공 덕이라는 분서고 있다.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모두 장르는 트렌디했지만 1중2격, 1인2역 등의 섬세한 캐릭터 설정과 극중 장치로 탄탄한 이야기 구성에 성공한 작품이기 때문.

‘그녀는 예뻤다’의 한 관계자는 “조 작가는 지상파 드라마 첫 작품이었음에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확고히, 의도대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며 “다양한 캐릭터 플레이와 짜임새 강한 이야기 구성은 ‘웰메이드 실력파’라는 데 큰 믿음을 실어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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