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전방위적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차별적이거나 외래어 표현들을 무방비로 노출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방송언어특위는 지난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 SBS TV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이하 ‘신랑수업’)에 대해 방송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편견을 고착하거나 차별적인 표현들이 지적됐다.
외래어, 신조어, 통신언어를 남발하는 사례도 많았다. ‘미우새’에서는 ‘아무도 못 믿는 2년 전 막뽀’라는 자막을 달았는데, ‘막뽀’는 ‘마지막 뽀뽀’를 줄인 말로, 굳이 줄이지 않아도 되는 줄임말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또 같은 프로그램에서 ‘단신즈’, ‘넋아웃’ 같은 자막도 사용됐는데, 각각 키가 작은 이들과 넋이 나갔음을 뜻하는 신조어지만 지상파에서 자막으로 보여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특위 의견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포함해 이번 조사에서는 총 308건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 실태가 지적됐다. 프로그램별 문제 있는 방송언어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살림남은 80분간 96건 △미우새는 120분간 87건 △신랑수업은 90분간 125건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문제가 된 방송언어의 형태를 따져본 결과, 전체의 88%(271건)가 자막에서 나타난 반면 출연자의 발언은 8건(2.6%)에 그쳤다.
방송언어특위는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조어법도 아닐뿐더러 시청자들이 그 의미를 바로 이해하기도 어렵게 만든다”며 “제작진이 주의를 더 많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