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폭락에 기업도 운다…무학, 손실 날까 '전전긍긍'[마켓인]

무학, ELS 투자 규모 지난해 3분기 기준 1854억원
200억원 마이너스…4Q 이후 손실 확대 가능성 높아
2015년에도 H지수 하락에 곤혹…기업가치에 부정적
“투자자가 정확한 판단 위해선 구체적 정보 명시해야”
  • 등록 2024-02-14 오전 5:54:24

    수정 2024-02-14 오전 6:11:44

(사진=무학)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폭락 공포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무학(033920)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학이 꾸준히 홍콩H지수를 비롯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투자해온 만큼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9년 전에도 무학이 홍콩H지수 폭락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으며 주가가 크게 떨어진 바 있는 만큼 무학 주주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연동 ELS 손실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대표 손실 기업으로 경남 지역 주류 기업인 무학이 거론된다. 무학이 지난 2005년부터 수익 다각화 일환으로 투자를 지속해온 ELS 상품에서 홍콩H지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무학이 투자한 ELS 중 홍콩H지수 비중이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LS는 개별 주식·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정해진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주가가 별도로 설정한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 무학의 홍콩H지수를 포함한 ELS 취득 원가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854억원이다. 같은 기간 해당 상품들의 장부가액이 166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무학은 홍콩H지수를 비롯한 ELS 상품 투자 과정에서 약 2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본 셈이다. 해당 ELS에는 홍콩H지수와 코스피 200, S&P 500, 닛케이 225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홍콩H지수 하락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손실폭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기준 홍콩H지수는 5306으로 지난 2021년 고점인 1만2000선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홍콩H지수가 5000대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 말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이 58.2%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학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학의 기업가치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ELS 투자 비중을 늘려온 탓에 안정성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ELS가 흥할 때는 전체 영업이익의 20%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이며 소위 ‘대박’을 내기도 하지만 원금 손실에 따른 수익성 둔화 가능성도 비례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무학은 지난 2015년에도 홍콩H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곤혹을 치렀다. 당시 무학은 IB업계와 증권가로부터 자신들이 투자한 홍콩H지수 ELS상품이 원금손실을 뜻하는 ‘녹인(Knock-in)’ 구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실제 2015년 1월 말 6만5000원을 기록했던 무학의 주가는 홍콩H지수 사태를 거치면서 1년 뒤인 2016년 1월 말 3만7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무학이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ELS 등 자사가 투자한 상품에 대한 내용을 세분화해 명시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학은 2022년 하반기부터 ELS 세부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만 여러 지수를 묶어서 명시하고 있어 투자자가 구체적인 비중을 확인하는 데에는 제한이 따른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 코리아 대표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선 ELS 등 변동성이 큰 투자에 대한 세부 내용을 정확히 공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무학 관계자는 “S&P 500과 닛케이 225 등 다른 지수와 함께 연계된 투자 상품인 만큼 손익과 비중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설명이 어렵다”며 “ELS 손익은 향후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규모는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이다. 이 중 60%를 넘는 10조2000억원이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홍콩H지수가 현재 수준에 머무르며 반등하지 못할 경우 상반기 손실액만 최대 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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