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중 외면 자초한 그들만의 힙합

  • 등록 2019-09-23 오전 12:15:39

    수정 2019-09-23 오전 12:15:39

(사진=‘쇼미더머니’ 시즌8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 7월부터 방송 중인 Mnet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8’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싸늘하다. 시청률과 음원차트의 성적도 기대 이하다. 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은 3.5%를 최고점으로 찍었으나 최근 3~4주 간 1%대에 머물러 있다. 음원차트에서도 조용하다. 우디고차일드와 최엘비, 서동현, 영비, 칠린호미의 곡 ‘바다’가 40위권에 진입한 게 전부다.

2012년 정통 힙합 서바이벌을 표방하며 등장해 힙합을 대중음악 주류 장르로 자리 잡게 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는 어느 새 옛말이 된 분위기다. 매 시즌 투표 조작,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로꼬와 비와이, 나플라 등 원석을 발굴하고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을 힙합곡들로 줄세우기를 했던 영향력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매 시즌 불거졌던 ‘편파성 논란’이 이번에 정점을 찍은 것과 맞물렸다.

이번 시즌은 기존 4개 팀 체제를 2개 크루 체제로 개편해 차별화를 노렸다. 매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시도된 포맨 변화는 진부함을 없애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더욱 냉담해졌다. 심사를 맡은 프로듀서들의 심사방식이 ‘인맥 힙합’이라는 비아냥을 낳으며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은 이전 시즌 재출연자, 심사 프로듀서 팀 소속 래퍼들이 대거 등장했다. 1만 6000명이라는 역대 최다 참가 인원이란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새 얼굴을 찾기 어려웠다. 여기에 프로듀서들은 잇단 가사 실수를 한 자사 크루 래퍼를 ‘잠재력’을 이유로 합격시키는가 하면 일대일 경연에서 패배한 소속 래퍼를 패자부활전으로 살려주기도 했다. 프로듀서로 참가 중인 스윙스가 ‘술 한 번 먹은 적 없다’고 해명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기리보이는 ‘내가 잘한다고 느끼고 같이 일하고 싶어서 뽑는 건데 뭐가 잘못이냐’는 SNS 반박 글을 올렸다가 비난만 샀다.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편집 과정에서 오해의 빌미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논란에 대한 심사 프로듀서들의 대처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힙합 ‘스웨그’를 실천하는 예능 이전에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서바이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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