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방지] "윤석열은 밀당의 고수" vs "이게 무슨 기삿거리"

윤석열, 퇴임 후 첫 공개 행보로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與 "일반인이 '공개' 사전투표" vs 野 "부정선거 의식"
'언론플레이' 비판 속 '무언'의 메시지 해석 분분
  • 등록 2021-04-04 오전 12:01:01

    수정 2021-04-04 오전 12:01: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은 밀당의 고수” vs “이게 무슨 기삿거리”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퇴임 후 첫 공개 행보로 지난 2일 4·7 보궐선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이 모습을 본 누리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소 현장에서 말을 아끼자 “역시 밀당의 고수”라며 치켜세우는 누리꾼이 있는가 하면, “윤석열이 직접 ‘나 내일 사전투표한다’고 기자들한테 전화 돌린건가”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정치 게시판이 따로 있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윤 전 총장의 노타이는 당분간 여전히 중도 포지션에 있겠다는 것”, “윤석열, 부친과 같이 사전 투표한 이유가 있다”, “윤석열 오늘 투표에 토리 데리고 나오면 대박”이라는 등 관심이 쏠렸다. 토리는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이름이다.

“일반인이 ‘공개’ 사전투표?”

조선일보는 지난 1일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 일정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선 ‘정치 선언’이라고 단정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린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박용진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어느 일반인이 자기가 어디 가서 누굴 모시고 사전투표를 한다고 기자들에게 알리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앞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조선일보는 지난달 29일 윤 총장이 4·7 보궐선거에 투표하는 것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개인의 홍보를 맡고 있는 조선일보라는 홍보대행업체가 윤석열 보도자료를 냈다”는 글로 비판을 대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에 정치적 의미를 크게 두지 않았다.

다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투표는 어차피 해야 하는 건데 국민께서 지난번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사전투표를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며 “아마 그런 걸 의식해서 새롭게 부정선거 가능성을 많이 낮추는 조치를 했으니 신뢰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윤석열 사전투표가 언론플레이?

이 가운데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서 논객으로 활동 중인 김태현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가 언론플레이 아니냐’라는 지적에 단독 보도 과정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2일 K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측에서 언론사에 전화해서 ‘저 사전투표 하는데 단독 보도해주세요’라고 한 게 아니다”라며 “단독 보도한 언론사 기자가 윤석열 전 총장 측의 공보를 담당하는 변호사가 취재원이니까 ‘오늘 총장님 일정 없냐’라고 물어보다 ‘혹시 내일 투표는 안 하세요?’ 이렇게 얘기하다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개’ 사전투표를 하게 된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이었던 지난해 4·15 총선 때에는 선거 당일 집 근처 투표소를 찾았다.

이번엔 사전투표에 참여하면서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에 발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번 보궐선거 왜 하죠?’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사전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지난해 4월 15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의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모습.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뉴스1)
윤 전 총장을 사전투표를 앞두고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투표하는 것일 뿐”이라며 “정당인도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따로 인터뷰나 입장표명을 자제함이 상당하다”고 언론에 알렸다.

윤 전 총장은 사전투표 현장에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보통 투표장에 부인과 함께 오는데 부친과 함께 오신 이유가 있는지’라는 질문에 “보시다시피 아버지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 답했다.

부인 아닌 부친과… ‘무언’의 메시지

그의 ‘무언’에 아버지인 윤기중 명예교수에게도 의미가 부여됐다.

한 누리꾼은 “윤 전 총장의 아버지가 경제학 교수이고 자유경제주의 계열이니 (사전투표 현장은) 윤석열의 정치와 경제 노선을 밝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충청 표심도 가져왔다”고 했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윤 교수는 경제학자 출신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 등 가까운 사이로도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윤 교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충남 공주에서 자랐다. 이에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공직선거법 때문일 수 있다. 공직선거법 58조2항은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무엇보다 정치적 발언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봤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윤 전 총장이 최근 현직 검사의 공개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지난달 31일 윤 전 총장이 조선일보를 통해 ‘반격’이나 ‘바뀐다’라는 표현으로 투표를 독려한 것과 관련해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정치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과 모순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개적으로 정치 선언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이 전직 총장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모순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향해 “정말 정치에 뜻이 있고 대통령의 꿈을 갖고 있다면 라커룸에서 몸만 풀지 마시고 검증의 링 위로 올라와야 한다”면서 “국민이 실력과 준비된 정도를 알아야 한다. 나 또한 그 링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정치 선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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