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현직’ 언급한 ‘답정너’ 전력강화위, 신중해야 할 때 왜 이렇게 서두르나

21일 1차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국내파+정식 체제 대세'
클린스만이라는 실패 맛봤기에 신중해야 하나 지나치게 서두르는 모습
이미 정해진 인사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
  • 등록 2024-02-23 오전 12:00:00

    수정 2024-02-23 오전 12:00:00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정해성 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첫 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국내 지도자를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할 뜻을 내비쳤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했다. 신임 정 위원장을 중심으로 10명 중 8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이들의 첫 번째 과제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후임 찾기다.

지난해 3월 임기를 시작한 클린스만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으로 지난 16일 경질됐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3년 5개월 계약했으나 1년도 채우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을 약 2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선장을 잃은 한국은 다시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함께 새롭게 개편된 전력강화위원회가 감독 후보군을 추리고 추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클린스만 감독이라는 실패를 경험했기에 신중하고 확실한 수장을 물색해야 한다.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차기 사령탑의 기준으로 ▲선수단에 맞는 경기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술적 역량 ▲취약 포지션을 해결할 수 있는 육성 ▲명분 있는 성과 ▲지도자로서의 풍부한 대회 경험 ▲선수는 물론 협회, 연령별 대표팀과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 능력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 구성 능력을 언급하며 “이런 자질을 바탕으로 믿고 맡겼을 때 성적을 낼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1차 회의를 마친 전력강화위원회의 대세는 ‘국내파+정식 감독 체제’다. 한국은 내달 태국을 상대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21일엔 홈, 26일엔 원정에서 격돌한다.

자연스레 감독 선임 시나리오도 두 가지로 나뉘었다. 3월 2연전을 대행 체제로 운영한 뒤 정식 감독을 찾는 것과 3월부터 정식 감독 체제로 가는 방법이다. 정 위원장은 “대행 체제보다는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라며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에 6월까지 감독 선임을 미루는 건 맞지 않고 이번 2연전부터 팀을 맡아야 단단해진다”라고 정식 감독 체제 지지 의견을 전했다.

정 위원장의 설명에도 ‘국내파+정식 감독 체제’를 정해두고 끼워서 맞추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먼저 협회는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과 결별한 뒤 클린스만 감독 선임까지 2개월이 넘는 시간을 소비했다. 그럼에도 결과는 실패였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감독 후보군을 추리고 적합성을 검토한 뒤 면접까지 이뤄질 수 있냐는 의문이다.

정 위원장은 “국내 지도자와 외국인 지도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라면서도 “3월 월드컵 예선과 선수 파악을 고려하면 국내 감독에게 무게를 둬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울산HD의 홍명보 감독.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나치게 서두르며 스스로 선택의 폭을 좁힌다는 데 있다. 정 위원장은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면 늦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으나 단순히 경기일이 6월인 것 뿐이다. 충분한 조사와 논의를 거쳐 3월 말 혹은 4월에 선임해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현재 한국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도 아니다. 싱가포르, 중국을 연파한 한국은 2승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태국과의 2연전 결과보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 수장을 신중히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나 협회는 한국 축구의 미래, 월드컵 본선이 아닌 마치 2차 예선 통과가 목표인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K리그 현직 감독을 빼 올 수도 있다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 K리그는 개막이 코앞이다. 오는 26일 개막 미디어데이를 진행하고 내달 1일 첫 경기를 치른다. “현직 감독이 된다면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막연한 이기심까지 보일 일이 아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외부 압력에 의한 결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찝찝함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오는 24일 2차 회의를 통해 감독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홍명보 울산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 여러 국내 지도자의 실명까지 거론됐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사태의 교훈이 없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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