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숲’ 이수연 작가 “‘민폐여주’ 없단 칭찬, 의아했다”(인터뷰②)

  • 등록 2017-07-22 오전 8:00:00

    수정 2017-07-22 오후 4:36:38

사진=씨그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괴물 작가’가 나타났다.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주말 미니시리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의 이수연 작가다. ‘비밀의 숲’은 검사 스폰서의 죽음을 파헤치는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과 경찰 한여진(배두나 분)의 이야기다. 대부분 수사물은 에피소드 형식이지만, ‘비밀의 숲’은 하나의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나간다. 그러면서도 탄탄한 짜임새와 개성 뚜렷한 캐릭터가 특징이다. 첫 작품이라 믿기 힘들만큼 완성도 높은 각본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드라마 작가 이전에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는 이수연 작가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봤다. (인터뷰①에서 이어)

―한여진은 정의로운 경찰이다. 거짓 자백을 강요받은 박경완(장성범 분)을 두고 황시목과 의견 대립을 겪으면서 “단 한 사람만이라도 똑바로 지켜보면 부당한 일들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다. 작가의 메시지를 대신하는 인물인가.

△제 이상향이 맞지만, 특별하거나 굉장한 메시지는 아니다. 한여진의 언행은 보통사람 누구나 생각은 하되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물론 저도 포함된다. ‘자 이제 실천만 하면 된다’하는 의지를 여주인공 한여진을 통해서 실행하고 있다.

사진=씨그널
― 한여진을 비롯해 영은수(신혜선 분), 이연재(윤세아 분) 모두 여성 캐릭터의 활용이 흥미롭다. 공들인 흔적이 느껴진다.

△ 이 드라마에 대해서 많이 듣는 얘기 중에 하나가 ‘여성 캐릭터들이 민폐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말을 많이 듣는 것이 의아하다. ‘그간의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정말 그렇게 민폐를 끼친 걸까?’하고요. 어쩌면 여성이 나오는 순간 ‘저건 민폐야’, ‘의존적인 행동이야’라고 규정하고 봐서 그런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릴 때 영화를 보면 답답한 여주인공들이 물론 있었다. 악당과 남자가 싸우는데 벽돌이라도 집어 악당 뒤통수를 갈기진 못할망정 뒤에서 도와달라고 소리만 지르는 여자들. 요즘은 이런 여성을 본 적 없다, 적어도 제 기억엔. 우리는 민폐가 아니다.

―꼼꼼한 설계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허투루 사용하는 대사나 장면도 거의 없다.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 쓰는 중에 딱히 흥미로운 방식이나 과정이 있었던 건 아니다. 초기작은 누구나 그렇듯 그냥 혼자서 도서관에 다니면서 쓴 것뿐이고, 8회 차까지 썼을 때 방송 편성이 확정됐다. 그 이후부터는 제작사나 연출팀, 그리고 보조 작가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썼다.

―사전제작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간다. ‘비밀의 숲’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작가 입장에서 사전 제작의 장점은 무엇인가.

△ 이번이 처음이라 사전제작이 아닌 경우와 비교하기 무리가 있다. 방송 진행과 동시에 (대본을) 썼다면 저 역시 주변 반응에 많이 신경을 썼겠구나 싶다. 사전제작이라 해도 채널의 결정권자들에 의해 내용에 많은 간섭을 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밀의 숲’은 tvN의 책임프로듀서님을 비롯한 분들이 원래 계획대로 써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인터뷰③으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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