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정보기술) 중소기업 A사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린 의미심장한 글이다. 관련 글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 ‘명문대 지상주의’ 내용이 알려진 직후 올려졌다. 그는 “촛불 때 광화문, 경주, 동경까지 장소가 어디든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하지만 중기부 장관 인선을 보면서 마지막 단추가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직 촛불을 자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중소벤처 단체에 속하면서 훌륭한 기업인들을 많이 봐왔지만 누구 하나 (중기부 장관 후보로) 인사 검증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며 “중기부 장관으로서 적절한 인재를 보는 게 아닌, 캠프 주변 인물만 등용하려는 오만이 아닌지 궁금하다. 구중궁궐에서 그들만의 인사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데자뷔”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가 과거 저서를 통해 “명문대 나오지 않으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힌 것이 드러나면서 자격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명문대 지상주의’에 빠진 홍 후보자가 영세상인과 중소기업 등 약자 편에 서서 정상적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소 화장품업체 B사 대표는 “스티브 잡스, 잭 웰치 등 세상을 움직인 이들도 변변치 않은 학교를 나왔으며, 이건희 삼성 회장도 지방대 출신 임원들을 중용했다”며 “사람의 능력을 학벌로 가름 하는 천박한 사고를 가진 자가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벤처 단체 임원은 “박성진 교수 당시 부실검증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번엔 검증이 확실할 것으로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검증 결과가 ‘강남좌파’에 ‘명문대 지상주의’라서 정말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소기업 현장을 다녀보면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정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생산거점을 동남아로 옮기는 등 극단적인 판단을 하기 전에 중기부에 진정으로 적합한 장관이 와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해줬으면 한다. 다만 홍종학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홍 후보자는 “책에 있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꼈을 많은 분께 취지와 이유 여하를 떠나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필한 후 20년 간 제 생각은 시대에 맞게 변화했으며 기회의 균등과 개인의 특성이 존중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검증 과정을 성찰의 기회로 여기고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