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역습, 소비자 신뢰·가격인하로 공세강화

일본차, 디젤 강세흐름서 가솔린·하이브리드로 존재감
우수한 AS 등 소비자 만족도 높아
엔저로 가격경쟁력 확보..섣부른 반사이익 기대감은 경계
  • 등록 2015-10-05 오전 1:00:00

    수정 2015-10-05 오전 1: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사태로 폭스바겐그룹과 독일차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일본차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한번 패권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차는 지난 2009년 도요타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폭스바겐 사태가 일본차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디젤차의 대안으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차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도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유럽차와 달리 가솔린차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렉서스를 포함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미국시장에서도 도요타(16.2%)와 혼다(13.1%), 닛산(18.3%) 등 일본 업체들이 모두 높은 판매 상승률을 보였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은 각각 미국시장 3위와 5위, 6위이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성장률이 7.3%에 그쳐 스바루에 의해 미국시장 9위로 한 단계 밀렸다.

올 들어 꾸준한 인기.. 가솔린차·친환경차 강자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들은 올 들어 8월까지 국내시장에서 총 1만842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1만5044대)에 비해 22.5%의 신장세를 보였다.

일본차 수입차 점유율은 11.6%로, 압도적 1위인 독일차(69.2%)에 이어 2위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중심의 독일차가 단연 가장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차 역시 실적이 양호한 수준이다.

일본차는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에서 견고한 수요를 갖고 있다. 수입차시장에서 8월 가솔린차 판매량을 보면, 10위권 안에 도요타 캠리(209대·4위)와 라브4(162대·7위), 혼다 어코드(152대·8위), 닛산 알티마(147대·9위), 혼다 CR-V(152대·10위) 등 5개 모델이 포진해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ES300h의 경우 올 들어 8월까지 총 2680대가 팔려 수입차 전체 판매 8위에 올랐다. ES300h 판매량은 수입차 하이브리드 전체 판매량(5410대) 49.5%에 해당한다.

높은 소비자 만족도에 가격인하 전략도

일본차가 기본적으로 서비스와 품질 등에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한 것은 최대 강점이다.

최근 리서치 전문회사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서비스(판매·애프터서비스)와 품질, 제품 등을 종합 평가한 회사종합만족도에서 렉서스가 1000만점에 803점으로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도요타(800점)였다. 닛산 역시 717점으로 전체 브랜드 평균점수인 693점을 웃돌았다.

일본차들은 특히 애프터서비스 만족도에서 평균 815점으로 국산차 평균 792점, 수입차 평균 770점에 비해 월등했다. 잔고장이 적은 우수한 품질력과 함께 애프터서비스 강화는 일본차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일본 브랜드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인하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달 출시한 올 뉴 ES 시리즈(하이브리드·가솔린) 공식가격을 5180만~6540만원으로 책정했다. 경쟁모델인 독일 BMW 5시리즈(6930만 ~ 9150만원)와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6020만 ~ 9510만원)에 비해 저렴하다.

닛산은 지난 1일 출시한 준대형 스포츠 세단 맥시마의 공식가격을 4370만원으로 제시해 국산차인 현대차의 그랜저나 아슬란, 한국GM의 임팔라와도 견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환경변화와 업계의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일본차 업체들은 그동안 엔화약세로 인한 환차익을 수익제고에 활용했지만 가격인하로 전략을 변경했으며 폭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가격인하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 자체가 침체되면 반사이익 없어”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선 일본차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편이다. 현재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디젤차 중심의 독일차 주도로 20% 이상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 사태가 디젤 중심 독일차 위기로 번지면 수입차 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붐이 일어야 같이 상승효과가 나서 (우리에게도) 좋다”고 했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태는 아직은 초기상황으로 향후 국내 소비자 시정조치(리콜)와 보상 문제, 연료효율 저하 여부 등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폭스바겐그룹이 신속히 사태대응에 나선 가운데 일본차 등 경쟁사들이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내 수입차 판도변화 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연비와 안전규제, 환경규제가 갈수록 강하되는 가운데 여기에 경쟁력을 가진 일본차들이 일단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렉서스 올 뉴 ES300h
닛산 맥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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