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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AMC)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서여의도 산은 본점을 떠나 동여의도에 위치한 서울국제금융센터(IFC)에 첫 둥지를 틀 예정이다. 10여명의 인력 충원을 목표로 사모펀드(PEF), 인수합병(M&A) 등에 경험이 많은 외부 운용인력 채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달 공식 출범이 목표다.
이는 산은 업무의 무게추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혁신금융으로 옮기겠다는 이동걸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이에 따라 산은 자본시장부문 내 PE실의 규모도 장기적으로 축소 수순을 밟을지 주목된다.
산은 본점 아닌 금융가 IFC서 첫 둥지
산은 사정에 밝은 고위관계자는 14일 “(KDB인베스트먼트 수뇌부는) 다음달 진용을 갖춘다는 계획 하에 헤드헌터들을 통해 운용본부에서 일할 (PEF, M&A, 구조조정 업무에 정통한) 외부 인력을 계속 만나고 있다”며 “10여명 조직으로 시작한 후 당분간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통해 이대현 전 산은 수석부행장을 KDB인베스트먼트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회사 설립을 주도한 이종철 산은 AMC추진단장(전 산은 PE실장)은 부사장을 맡는다. 이들을 제외하면 회사 내 인력은 대부분 경력 직원으로 채워진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산은으로부터 처음 넘겨받는 회사는 대우건설이다. 산은은 KDB밸류 제6호 PEF의 자산운용(GP)을 맡으며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지난해 말 기준)를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산은은 이를 KDB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PEF에 참여하는 식으로 지분을 넘기게 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당분간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에 집중해 이르면 올해 중으로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우건설 매각을 강하게 추진했지만 끝내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외에 한진중공업도 넘어갈 게 유력하다. 대우조선과 함께 산은 PE실이 관리하는 또다른 굵직한 회사인 KDB생명을 KDB인베스트먼트가 맡을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산은은 △경영관리(총무·인사·노무 등) △오피스매니저(운용본부 행정 지원 등) 등 일반 관리직군의 공고는 이미 띄웠다. 이번달 말 채용 절차를 완료한다.
대우건설 外 어떤 기업 이관될지 주목
상황이 이렇자 산은 본점에 있던 자본시장부문 내 PE실이 장기적으로 규모가 줄어들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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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산은 측은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건설 외에 다른 관리회사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기는 것은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며 “PE부문을 줄이는 문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