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나이도 부상도 못말렸다..메달만큼 빛난 투혼

41세 엄마 이채원, 6번째 올림픽 역주 감동
독일 귀화 프리쉐, 뼈 골절 부상 딛고 완주
국내 유일 노르딕복합 박제언, 고독한 질주 마쳐
  • 등록 2022-02-21 오전 12:10:00

    수정 2022-02-21 오전 12:10:00

이채원이 5일 오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7.5km+7.5km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경사 코스를 오르고 있다. 이채원은 이날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으로 한국 선수의 동·하계 올림픽 최다 출전 타이기록(6회)을 세웠다. 이채원은 이날 55분 52초 6의 성적으로 출전 선수 65명 중 61위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베테랑들의 도전은 큰 울림으로 올림픽을 더욱 빛나게 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스키애슬론의 이채원(41·평창군청), 선수 생명을 위협했을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지만 이겨내고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선 루지의 에일린 프리쉐(30·경기주택도시공사) 그리고 고독한 질주로 두 번째 올림픽을 마친 노르딕복합의 박제언(29·평창군청)까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태극전사들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만큼 값진 감동을 역사로 남겼다.

41살 이채원이 전한 6번째 감동

이채원이 턱밑까지 숨이 차오르는 고통을 참아내며 6번째 올림픽를 완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한참 동안 숨을 고르고 나서야 허리를 폈다.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돼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완주가 목표였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생각나서 힘들더라도 열심히 간 것 같다.”

이채원은 지난 5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국립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15㎞ 스키애슬론에서 55분52초6으로 전체 출전 선수 65명 가운데 61위로 들어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은퇴했던 이채원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6번째 올림픽에 나섰다. 그리고 15km 거리를 역주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꼴찌에 가까운 순위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투지는 금메달보다 값졌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던 이채원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동·하계 통틀어 올림픽 최다 출전 타이기록이라는 작은 역사를 썼다

에일린 프리쉐가 지난 8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3차전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부상도 막지 못한 투지, 프리쉐의 마지막 올림픽

19위로 20명만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4차 시기 도전의 기회를 잡은 ‘푸른 눈의 태극전사’ 에일린 프리쉐. 마의 13번 코스에서 썰매가 뒤집히는 아찔한 순간이 펼쳐졌다. 최종순위는 19위.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프리쉐는 환하게 웃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마지막 올림픽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그에게 순위는 숫자에 불과했다. 프리쉐는 큰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올림픽 무대에 올라 마지막까지 완주하는 불굴의 투지로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2016년 독일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프리쉐는 평창 대회에서 한국 루지 역사상 역대 최고 성적인 8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다른 귀화 선수들은 평창 대회 이후 모두 자국으로 돌아간 반면 프리쉐는 한국에 남았다. 자신에게 기회를 준 한국에 보답하겠다는 책임감이 강했다. 한국 생활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평창 대회 이후 큰 위기가 찾아왔다. 2019년 초 월드컵 대회에서 썰매가 뒤집히면서 꼬리뼈와 양 손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뒤 돌아온 프리쉐는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투혼을 발휘,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부상을 딛고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 끝까지 완주한 그는 웃으며 떠날 수 있게 됐다.

‘한국 노르딕복합 1호 국가대표’ 박제언이 9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노르딕 복합 개인전 노멀힐/10km 경기에서 스키점프 뒤 착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박제언이 쓰는 역사

박제언(평창군청)은 고독하다. 그는 한국 유일의 노르딕복합 선수다. 스키 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결합한 노르딕복합은 ‘스키의 왕’으로 불릴 정도로 여러 종목을 잘해야 할 수 있는 종목이다. 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여자부가 없는 종목일 정도로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

한국은 노르딕복합 불모지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경기에 나갈 선수가 없었다. 크로스컨트리 유망주 출신으로 스키점프에도 입문했던 박제언이 가장 적합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박제언은 그렇게 한국 최초이자 유일의 노르딕복합 선수가 됐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47위에 머물렀던 박제언은 지난 9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국립 스키점프센터와 국립 크로스컨트리스키센터에서 열린 노르딕복합 남자 스키점프 노멀힐·크로스컨트리 10㎞ 경기에서 출전 선수 46명 가운데 42위에 올랐다. 상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올림픽에서 거둔 개인 최고 순위로 고독한 질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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