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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창엔 일본인이 많다.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데다 2020년에 치러지는 동경 하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견학을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송 씨다. 일본과 한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자원봉사를 모두 해본 그에게 패럴림픽 통역 자원봉사는 ‘거부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를 평창 패럴림픽 선수촌에서 만났다.
송 씨가 평창 동계패럴림픽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배치되는 과정은 길었다. 지난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언어테스트도 거쳐야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로 선발된 이후에도 절차가 남아있었다. 기본소양교육과 해외 참여자를 위한 인터넷강의, 현장 실무교육에도 참여했다. 그는 “해외거주자는 패럴림픽 시작 전에 간이 기본소양교육 코스가 있었다”면서도 “이왕 자원봉사를 할거면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에 한국에 직접 들어와서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다시 시작하자 행운도 따라왔다. 지난해 가을, 자원봉사를 하던 회사에서 정식 직원 자리를 제안한 것. 올해 1월부터 근무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송 씨는 ‘4월부터 근무를 시작하게 해달라’고 역제안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는데 이 약속을 깰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회사측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 씨는 “장애인들이 주로 일하는 사업장이다보니 패럴림픽 자원봉사 참여에 대해 배려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고가는 그에게 다음 목표를 묻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동경 하계올림픽·패럴림픽 자원봉사자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송 씨는 “평창에서는 일본어 통역으로 일했지만 동경에서는 한국어 통역으로 일해보고 싶다”며 “한국인과 일본인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서 더 많은 장애인들과 비장애인을 이어주는 역할을 다시한번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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