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한국 경제 이래야 산다 - 전문가 진단

  • 등록 2000-10-09 오전 7:59:54

    수정 2000-10-09 오전 7:59:54

현 상황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제2의 위기가 도래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향후 몇 개월의 시간이 한국경제의 진로를 결정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대우차·한보철강 문제는 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라며 “일관된 정부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찾아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미흡했던 기업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금융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며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는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고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양립했다. 하지만 의도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지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맥킨지 컨설팅 = 대우차와 한보문제는 극히 일부의 문제일뿐이다. 대우차와 한보철강의 매각이 지연된다고 해서 경제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지만 쉽게 무너지는 구조는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아직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많은 자금과 시간을 허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근본으로 돌아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기업들은 전혀 퇴출압력에 시달리지 않았다. 워크아웃기업이나 화의, 법정관리 기업들 모두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금융부문의 경우 부실채권을 배드뱅크나 전문기구로 넘기고 클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부실한 기업들로 인해 금융권 구조조정도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법적, 제도적 여건도 조속히 마련해 구조조정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한국 경제는 지금 성장세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외국투자자들도 한국의 중장기적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될 현안들의 처리결과에 따라 이런 전망이 바뀔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우·한보문제의 해결이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큰 틀안에 놓고 보면 극히 일부일 뿐이다. 구조조정과 함께 전체적인 마인드를 바꾸고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흥식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다.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매각실패가 돌발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제2의 위기가 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경제전반에 대한 경고 정도는 필요한 상황이다.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도 정부에 대해 대책을 자꾸 요구하면 정부입장에서는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지금 시장은 전형적인 역선택 상황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 기업들에게 대출해주기가 쉽지 않다. 기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금융과 기업간의 연결고리를 포지티브한 사이클로 바꿔야 한다. 현재 시장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찾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정부는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고 더 이상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장불안을 우려해 과도한 개입을 하게 되면 자생력이 떨어진다. 성급한 판단을 자제해야 한다. 정부가 연말까지 제시한 금융·기업구조조정 스케쥴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 정부가 수행해나가고 있는 구조조정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10월말이 지나면 금융이나 기업부문에 커다란 변화들이 생길 것이다. 정부도 구조조정 청사진을 제시하고 12대 개혁과제를 천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이 실천되려면 공적자금의 조성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과거보다 나아질 것이라 믿고 지켜보자. ◇진영욱 한화경제연구원장(한화증권 사장) =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부의 조치로 시장의 신뢰가 살아나느냐 하는 점이다. 기업구조조정이 선행되야 금융구조조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퇴출과 공적자금 조성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공적자금 조성 후 기업퇴출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지 여부다. 현대건설이나 쌍용, 동아건설 등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큰 틀을 짜고 계획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잃었던 정부의 신뢰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간 합병은 정부가 서두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동종업종을 합병할 경우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결국 점포와 인원을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서두르는 것보다 우선 잠재된 부실을 해소하고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정책을 살펴보면 정부부처간 손발이 안맞는 경우가 보인다. 이는 정책 코디네이션 기능의 부재 때문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대우차와 한보철강의 문제는 크게 보면 작은 부분일 뿐이다. 매각 실패는 경제에 직접 미치는 영향보다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이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명분에 치우쳐 판단을 그르쳐서는 곤란하다. 예금부분보장문제도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부가 우와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 시장의 불신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채희율 경기대 교수 = 현재 거시지표들을 살펴보면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지표들은 향후 구조조정이 어떻게 전개돼 나갈 지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구조조정 과정에는 문제가 있다. 현 상황대로라면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다. 현재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매달리느라 중장기적인 성장 토대인 투자를 거의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다. 기업들이 재무건전성에만 매달리면 결국 전체적인 경기침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미래를 대비해 성장능력을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 대우차, 한보철강 매각문제는 서두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지금 정부는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구조조정은 경제회복에 중요한 축이 되겠지만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현재 정부의 여력이 없는 것이 문제지만 정부가 주도권을 잡아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은 운용의 묘를 살릴때다. 여러가지 현안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일관성 있는 정부정책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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