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픈 이는 찌르는 쪽"…녹색판 심장 겨눈 붉은 막대기

△가나아트 나인원서 개인전 연 작가 이영림
색채·형체·물성 등 다른 두 개 이상의 작품들
한 공간 들여 녹아가는 과정 '풍경'으로 꾸려
회화-조각, 정형-비정형…다름의 조화 핵심
  • 등록 2021-11-01 오전 3:30:00

    수정 2021-11-01 오전 3:30:00

이영림 ‘붉은 막대기’(Red Stick·2021), 나무에 아크릴, 118×22×3㎝(사진=가나아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저 둘은 한몸이다. 계산한 듯 아닌 듯 짙은 녹색의 물감을 입은 나무판에 날렵하게 깎은 붉은 막대기를 기댔다. 아니 찔렀다. 정확히 심장이 있을 자리다. 힘 실은 곳이, 찔리는 쪽인지 찌르는 쪽인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다. 작품명이 ‘붉은 막대기’(Red Stick·2021)인 데서 유추를 해낼 뿐이다. 이 관계에서 더 아픈 이는 찌르는 쪽이구나.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는 이의 자의적인 해석일 뿐이다. 작가 이영림의 의도는 따로 있다. ‘풍경’이다. 색채로 형체로 물성으로 갈라진 두 개 이상의 작품이, 그들이 놓인 한 공간에서 녹아가는 과정을 보라는 풍경이다. 그래서 동떨어진 하나하나는 작가의 작업에서 큰 의미가 없다.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면 그건 ‘보는 이’가 알아서 하란다. “본다는 행위란 게 환경, 의식, 감정 등에 따라 무수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예술 고유의 특성을 끌어들이면서.

핵심은 ‘조화’다. 회화와 조각이 이루는 조화, 정형과 비정형이 이루는 조화, 결이 다른 색색이 만든 조화, 각각의 물성이 만든 조화. 작가가 꾸리는 풍경에서 ‘다르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가나아트 나인원서 여는 개인전 ‘모양의 풍경’(Shaped Scape)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 7일까지.

이영림 ‘초록 철사’(Green Wire·2021), 나무에 아크릴·알루미늄, 114×132×3㎝(사진=가나아트)
이영림 ‘페어’(Pair·2021), 나무에 아크릴, 130×118×3㎝(왼쪽), 31×29×5㎝(오른쪽)(사진=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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