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춤추는 코스피…변동성에 베팅할까

무역분쟁에 추세 잃은 글로벌 증시…VIX지수↑
증권가 "폭발력 지닌 변동성 구간은 아냐"
실적기대株·中정책수혜株 등 하반기 내다본 투자유망
  • 등록 2019-05-16 오전 5:20:00

    수정 2019-05-15 오후 7:43:16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두고 치킨게임을 벌이면서 글로벌 증시가 위 아래로 춤을 추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이른데다 미국이 유럽도 타깃으로 삼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변동성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변동성을 활용하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 변동성이 확대되면 수익을 내는 상장지수증권(ETN)은 이달 들어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은 상품에 베팅하지 않더라도 증시 조정을 기회 삼아 저평가된 실적개선주나 정책 수혜주 등을 담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 트럼프 한마디에 춤추는 증시…VIX ETN 급등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5월 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총 5% 떨어졌다. 미·중 간 무역협상이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되는 한편, 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부로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에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높였고,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에 대해 기존 5~10% 관세율을 부과하던 것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국가 간 교역이 위축되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며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하락 일변도를 걸은 것은 아니다. 지난 14일 코스피지수는 간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무역분쟁 불안감에 각각 2.4% 3.4%씩 하락했음에도 0.14% 오른 2081.84에 장을 마쳤다.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후 “중국과 무역협상이 성공적이었는지 여부를 3~4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며 “나는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힌 게 전해지면서다.

이처럼 무역분쟁에 대한 상반된 뉴스가 글로벌 증시를 흔들면서 주식시장은 방향성을 잃었다. 이 때문에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지수’는 우상향 추세를 이어갔다. VIX지수가 높다는 건 앞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며 하락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S&P500 VIX 지수는 지난 13일 20.55를 기록하는 등 ‘흥분구간’인 20선을 넘어섰고, 코스피200 VIX 지수 역시 최근 18선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두 VIX 지수는 4월 말까지만 해도 12~13선에서 등락을 거듭해 온 바 있다.

변동성 장세에 적극적으로 올라타는 VIX ETN도 일제히 올랐다.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B’와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은 각각 5월 이후 18.17%, 16.78% 올랐다.

◇ 변동성 올라타기엔 위험…하반기 내다보고 투자해라

증시 급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VIX ETN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겠지만, 일각에서는 무역분쟁이 장기화된 이슈인 만큼 앞으로는 폭발력 있는 변동성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올라타는 전략보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담는 전략이 낫다는 것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가 무역분쟁에 영향을 받아 크게 움직이긴 하는데 지난해 30선을 넘어서기도 했던 S&P500 변동성 지수를 감안하면 지금은 공포스러운 국면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며 “시장이 무역분쟁에 따른 변동성 상승은 인정하지만 기대치 못한 이슈로 인한 급락까지 내다보지는 않는다는 얘기로, 체계적인 변동성 국면인 현재 VIX 관련 투자는 유망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하반기 이후로 시선을 옮겨 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유망해 보이는 업종 중심으로 비중을 점차 확대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비해 무역분쟁 관련 부정적 뉴스에 대한 시장 변동성이 약해진 걸 봐서 시장은 장기 악재를 점차 상수로 인식하게 된 것 같다”며 “하반기 중 실적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거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소재, 산업재 등에 주목할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정책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잠복한 상황에서 하반기 글로벌 투자 스타일은 전체 시장을 추종해 시장 수익률을 얻는(매크로 베타) 전략이 아닌 미시경제 부문에서 시장초과수익률을 얻는(마이크로 알파) 전략이 유효하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 경착륙을 완화시키기 위해 내수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 소비부양의 최우선인 자동차·부품업종, 내수부양 총력전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 해빙 전환의 복수 수혜가 기대되는 패션·화장품 등 인바운드 소비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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