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해우소]"허위 리뷰에 속수무책" 점주들, 별점테러 뿔났다

'새우튀김 1개 환불' 시달린 점주 사망…배달앱 규탄시위
점주들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배달앱 리뷰 별점 제도 규탄"
쿠팡이츠 "진심 죄송…해명 댓글 달 수 있게 할 것"
  • 등록 2021-06-26 오전 12:06:00

    수정 2021-06-26 오전 12:06:00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의 무리한 환불 요구와 악성 리뷰에 시달리다가 뇌출혈로 숨진 자영업자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쿠팡이츠 등 배달앱 운영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배달앱 가입 점주들은 쿠팡이 가맹점과 소비자의 분쟁을 방관했다며 블랙컨슈머(악성소비자)에 대한 점주의 대응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MBC 뉴스 캡처)


‘새우튀김 갑질’에 쓰러진 사장님…해결 세 차례 요청했지만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가맹점주들도 많습니다”

지난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동작구의 한 김밥집 점주 A씨는 쿠팡이츠를 통해 김밥과 만두, 새우튀김 등을 주문한 고객으로부터 ‘새우튀김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1개 값인 2000원을 환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A씨에게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라.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 등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새우튀김 1개 값을 환불하고 사과했지만 고객은 기분이 상했다며 음식값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이어 배달앱 리뷰에 “개념없는 사장”이라는 글을 올리고 별점 1점의 혹평을 하는가 하면 쿠팡이츠 측에도 지속적으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쿠팡이츠는 A씨에게 고객과의 중재 없이 불만성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쳤고, A씨는 쿠팡이츠와의 통화 이후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결국 3주 뒤 사망했다.

유가족인 딸 B씨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망한 어머니는 당시 손님이 환불을 받은 뒤 앱에 쓴 별점 테러를 보기도 전에 쓰러지셨다고 밝혔다. 손님은 당시 ‘개념을 상실한 가게’라는 식의 글과 별점 5점 중 1점을 줬고 이를 가족들이 나중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B씨는 “어머니가 환불을 마친 후 쿠팡이츠로부터 온 연락을 받고 이를 설명하면서 뒷목을 잡고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했다”며 “당시 손님으로부터 3통, 쿠팡이츠로부터 4통의 전화가 왔으며 한 통의 쿠팡이츠 전화는 어머니가 쓰러진 다음이었다”고 전했다.

B씨는 “그분이 인정을 안 하신다. 왜 자기한테 그렇게 말을 하느냐. 그쪽이 잘못해서 쓰러진 건데 왜 나한테 책임을 묻느냐고 했다. 그 고객도 억울하다고 했다”며 “뭐가 그렇게 억울하신지, 돌아가신 분보다 억울하실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새우튀김 갑질’ 후폭풍…별점의 딜레마

참여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 앱 리뷰ㆍ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리뷰와 별점 평가 제도는 거리나 배달료의 차이, 할인 이벤트 등 기본의 매장 선택 기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점주들은 음식 맛, 위생 등 본질적인 노력보다는 손편지, 리뷰 이벤트 등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쿠팡이츠와 계약을 맺은 지 18개월차에 접어들었다는 파스타집 주인 A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쿠팡이츠의 문제점을 규탄했다.

A씨는 “매장에서 쓰지도 않는 재료가 들어갔다는 리뷰를 남겨도 대응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쿠팡이츠 측에 업주가 답변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그때마다 돌아오는 건 ‘안된다’였다. 공정위에서는 쿠팡이츠에 대해 ‘아직 시장 지배 사업자가 아니다. 점유율이 낮다’는 말만 반복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우리 매장은 배달 앱 중 쿠팡이츠 주문이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쿠팡이츠를 포함한 배달 앱 전체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다며 리뷰와 별점 평가 외에 새로운 음식점 평가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김 사무국장은 “별점 평가 제도 외에 재주문율이나 단골고객점유율 등을 별점에 가산하는 방식의 객관적 매장 평가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인 법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쿠팡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 사회적 합의에 배제된 배송기사,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중소상인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공정화법’과 같은 기본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기환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내고 악성 리뷰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이사는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전담 상담사 배치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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