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사라졌다"…278명 사망한 伊강진[그해 오늘]

  • 등록 2023-08-24 오전 12:02:00

    수정 2023-08-24 오전 12:02: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6년 8월 24일, 이탈리아 중부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278명이 숨졌다.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앙은 중세 문화유적으로 유명한 고도 페루자에서 남동쪽으로 70km, 수도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100km 떨어진 노르차다.

첫 지진의 진동은 수도 로마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로마에서는 20~30초간 건물이 흔들렸고 계속된 여진까지도 느껴졌다.

(사진=AFPBNews)
대부분의 사람이 잠든 24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진도 6.2 강진이 아마트리체, 아쿠몰리, 페스카라 델 트론토 등 라치오, 옴브리아, 레마르케 주에 걸쳐 있는 산골 마을을 강타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내자 이곳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닥친 참상에 몸서리를 쳤다.

아마트리체 시내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팔라초(궁전) 등 많은 건물이 완전히 파괴됐고, 누출된 가스 냄새가 진동하기도 했다.

당시 아마트리체의 세르지오 페로치 시장은 RAI TV에 “이곳은 더이상 도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마트리체와 함께 피해가 가장 컸던 아쿠몰리의 스테파노 페트루치 시장도 “도시 절반이 사라졌다”며 “날이 밝으면서 드러난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끔찍하다. 건물은 주저앉았고 사람들은 건물 잔해에 갇혔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지진은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휴가철과 맞물려 유독 어린이들의 희생이 컸다. 아마트리제 인근에 있는 인구 700명인 아쿠몰리의 거주 인구는 여름이면 2000명까지 불어난다.

잔해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8살, 8개월 자녀가 포함된 일가족 4명도 휴가차 온 사람들이었다고 스테파노 페트루치 아쿠몰리 시장은 전했다.

(사진=AFPBNews)
로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이탈리아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 있는 아이들 외가에 갔다가 친구는 다리가 부러진 채 병원에 실려갔고, 어린 두 아이는 아직 잔해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강진으로 중세시대에 형성된 도시들의 유적도 상당수 파괴됐다. 피해가 가장 컸던 아마트리체는 중세 프레스코 벽화와 모자이크, 조각상으로 장식된 성당이 즐비하다. 이곳에선 15세기에 지어진 성 아고스티노 성당 절반이 무너졌다. 성당의 얼굴인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의 창’이 산산 조각났다.

이처럼 대규모 인명피해를 남겼던 강진은 두 달 후인 10월 26일 이탈리아를 또 한 번 쑥대밭으로 만들어놨다.

이날 규모 5.4와 6.1 지진이 발생했는데 진앙은 마체라타 인근에 있는 산간 마을 비소의 남서쪽 10km 부근으로 알려졌다. 비소는 수도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177km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이다.

이번 지진은 1980년 나폴리 인근의 캄파니아 주에서 발생해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6.9의 지진 이후 36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지진 중 가장 강도가 셌다.

그럼에도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은 나흘 전 같은 지역을 강타한 두 차례 강진과 여진 이후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대다수가 이미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개월 전 지진 때 간신히 충격을 견딘 아마트리체의 건물 상당수가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진앙과 가까운 노르차 지역에서는 14세기 지어진 성 베네딕토 성당이 붕괴하는 등 문화재 훼손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AFPBNews)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지역이다. 나폴리 인근의 베수비오 화산,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신이 지금도 활동 중이다. 이들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맞물리는 곳에 있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대형 지진이 수차례 발생했다.

이탈리아는 과거에도 대규모의 강진 피해를 여러 번 경험했다.

아베차노에서는 1915년 1월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3만 2000명이 사망했다. 2009년 4월에도 라퀼라에서 규모 6.3의 지진으로 295명이 숨지고 5만 5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908년 시칠리아 섬의 메시나에서 발생한 규모 7.2 지진 때는 무려 8만 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