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프로야구 SNS 논란, 선수와 팬 모두에 상처

  • 등록 2017-11-24 오전 8:37:36

    수정 2017-11-24 오전 8:37:36

한화 이글스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부적절한 대화를 한 김원석(27)을 방출했다. 김원석은 최근 한 지인과 나눈 SNS 다이렉트 메시지 대화에서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를 비난하고, 지역 비하 등의 단어를 써 팬들의 큰 비판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SNS는 시간 낭비다. 차라리 도서관에서 책을 봐라”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2011년 영국 ‘가디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이 말은 스포츠계의 명언으로 자리매김했다.

퍼거슨 감독의 말처럼 SNS는 스포츠계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들어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무분별한 SNS가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SNS 때문에 자신의 직업을 잃는 선수까지 나왔다.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의 외야수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김원석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지인과 주고받은 SNS 대화 내용 때문이었다.

얼마 전 김원석이 SNS 인스타그램의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무단으로 유출됐다. 여기까지만 놓고 본다면 김원석도 피해자다.

문제는 대화에 담긴 여러가지 부적절하고 충격적인 내용이다. 한화 팬들과 소속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 동료, 치어리더를 비하하는 말은 물론 특정 지역(충청도, 전라도)과 전태일 열사,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말까지 마구잡이로 사용했다.

결파문이 커지자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한화 구단은 징계 없이 곧바로 방출이라는 극약처분을 내렸다. 현역 군 복무, 방출 뒤 재입단 등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한 김원석으로선 어찌 보면 사소한 사건으로 말미암아 야구를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프로야구계에서 SNS 논란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지난 2015년 장성우(kt)의 SNS 대화 내용이 전 여자친구에 의해 폭로돼 물의를 빚었다. 결국 장성우는 유명 치어리더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KBO 리그와 구단으로부터도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2012년에는 당시 두산 베어스 투수 고창 성이 페이스북에 나지완(KIA)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8월에도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이 자신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야구팬에게 협박성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 뒤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스포츠 스타의 SNS 논란은 프로야구만의 문제도 아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2013년 7월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페이스북 비밀 계정에 올린 글이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최강희 감독을 겨냥하는 내용이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물론 성인인 운동선수가 SNS를 사용하는 것을 누가 ‘하라’, ‘하자마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것이 구단이나 협회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통해 SNS를 하는 것이 일상화가 된 현실에서 이를 막을 방법도 현실적으로 없다.

일부 구단은 선수들에게 SNS 사용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모 구단에선 선수들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려 했다가 오히려 선수들의 큰 반발을 샀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사적인 영역까지 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며 “결국 선수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대중의 관심을 받는 만큼 SNS에 쏠리는 관심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SNS 문제가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선수들의 문제가 있다고 SNS를 금지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다”며 “바람직한 SNS 활용 방법이나 정상적인 언어 사용에 대한 일상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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