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산·물보다 크다, 사람 그 유유자적…이만수 '산조 2208'

2022년 작
넘실대는 산과 물 앞에 세워둔 사람
큰 덩치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점점'
산 그림서 길 찾고 '사람 사는 일'로
  • 등록 2022-07-13 오전 3:30:00

    수정 2022-07-13 오전 3:30:00

이만수 ‘산조 2208’(사진=리서울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처럼 큰 물결을 본 적 있는가. 바다란 게, 자연이란 게 무조건 거대하지만 말이다. 가족이란 적지 않은 덩어리를, 사람 셋에 강아지 한 마리의 존재감을 저토록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다니.

작가 이만수(61·성신여대 동양화과 교수)의 붓과 마음 얘기다. 작가는 큰 풍경을 그린다. 산이면 산, 물이면 물, 비록 캔버스에서나마 그 광활한 너비와 길이를 가늠케 한다. 하지만 작가의 작업이 산과 물에만 있는 건 아닌 듯하다. 그 속에 점점이 박힌 사람이 말이다. 비록 형체조차 희미하지만, 애써 찾아내고 더듬으려 한 붓끝의 노력이 보이는 거다.

어찌 보면 대단한 건 산·물이 아닌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저 덩치가 넘실대는데도 유유자적이니. 그래서 작가는 “큰 마당을 그린다”고 하는 모양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마당을 쓸거나 서성일 때, 마당을 나서 어디론가 갈 때에 산이 자꾸 내 앞에 나타나더라”고 했다. 그렇게 산 하나를 넘어보지만 이내 다른 산이 나타나고 “끝없이 넘어야 하는 산들이 곤혹스러웠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 산이 결국 길이었다는 걸 깨달았단다. 그 길 위에 세울 건 ‘사람 사는 일’뿐이라는 것도. ‘산조 2208’(2022)처럼 말이다.

16일까지 서울 마포구 양화로 리서울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산조, 사유의 풍경’에서 볼 수 있다. 신작 20여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백토·채색. 118×91㎝. 리서울갤러리 제공.

이만수 ‘산조-2221’(2022), 캔버스에 백토·채색, 162×131㎝(사진=리서울갤러리)
이만수 ‘산조 2207’(2022), 캔버스에 백토·채색, 118×91㎝(사진=리서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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