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cm 거구의 눈물..김찬, 일본오픈 우승하고 왈칵한 사연

2017년 3승 거두며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
갑자기 찾아온 허리 부상으로 투어 중단
"스윙조차 힘들어 길게 보고 1년 활동 중단"
"우승 뒤 힘들었던 지난 날 생각 나 눈물"
  • 등록 2019-10-22 오전 6:00:00

    수정 2019-10-22 오전 6:00:00

재미교포 프로골퍼 김찬.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88cm, 105kg 건장한 체격의 재미교포 김찬(29)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20일 일본 후쿠오카현 고가 골프클럽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메이저 대회 일본오픈(총상금 2억1000만엔) 마지막 날 4라운드. 김찬은 8타 차 뒤집기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김찬은 경기 뒤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힘든었던 지난 시간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2년 전, 김찬은 프로골퍼로 가장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0년 캐나다에서 투어 활동을 시작한 뒤 유럽과 아시아 무대를 거쳐 일본에 정착했다. 이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김찬은 2017년 일본에서 3승을 거두며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입성을 바라봤다. 12월 열리는 PGA Q스쿨을 통과하면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세계랭킹 72위까지 올라 있었고, 큰 이변이 없는 한 Q스쿨 통과가 확실해 보였다. 그의 꿈을 깨뜨린 건 예상치 못한 부상이었다.

시즌 막바지 뜻밖의 부상이 찾아왔다. 골프선수에게 고질병인 허리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골프선수들은 늘 한쪽 방향으로만 스윙하다 보니 허리 부상이 잦다. 김찬도 피해 가지 못했다. 오른쪽 허리 근육이 뭉치는 현상이 생겼고, 그 때문에 척추에도 무리가 왔다. 결국 스윙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는 Q스쿨에서 쓴맛을 본 뒤 골프채를 내려놨다.

김찬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상이라 좌절이 컸고, 그렇게 아팠던 게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며 “고민 끝에 한 시즌을 접더라도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 돌아오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1년 동안 투어를 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찬은 길게 내다봤다. 빨리 회복해서 투어로 복귀하고 싶은 간절함이 컸지만,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 돌아오기로 마음먹고 1년 동안 투어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간에 유혹도 많았다. 당장이라도 투어에 복귀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 길게 내다봤다.

김찬은 “골프를 1년만 치고 말 게 아니었던 만큼 길게 내다보면서 회복 훈련에 집중했고 몸 상태가 완벽할 때를 기다렸다”며 “1년이라는 시간이 길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회복이 될 때를 기다렸던 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김찬은 올해 투어로 복귀했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을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상반기에만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다. 미즈노오픈 준우승, 시시도힐스와 세가사미컵 공동 3위을 기록하며 조금씩 우승에 다가섰다. 하반기에도 종종 우승 경쟁을 펼쳐 조만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호가 왔다.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선 사흘 동안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날 역전을 허용해 4위를 했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선 준우승했다.

김찬은 “상반기에 잘 친 경기도 있었고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곧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날 경기에 나서기 전 코스가 어려운 편이라 언더파를 치면 우승의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그대로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집중력과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기상악화로 인해 마지막 날 먼저 3라운드 잔여 경기를 했고, 이어 4라운드를 치렀다. 김찬은 이날 하루에만 29개 홀을 경기했다.

그는 “오전에 11개 홀 경기를 했던 터라 다른 선수들도 힘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선두와 8타 차여서 우승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으나 기회는 있을 수 있으니 마지막까지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한 게 우승으로 이어져 더 기쁘다”고 우승의 원동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과 정신력을 꼽았다.

2년 만에 다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찬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했고 오늘의 우승은 그 노력에 대한 작은 보상인 것 같다”며 “복귀하면서 부담도 있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부담을 덜어냈고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년 전 놓친 PGA 투어 입성의 길도 다시 열렸다. 김찬은 이미 확보한 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 출전에 이어 세계 톱랭커가 출전하는 WGC HSBC 챔피언십 출전권도 받았다. 이날 우승으로 JGTO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상금왕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세계 6대 투어에 속하는 JGTO의 상금왕이 되면 PGA 투어 초청 기회가 늘어난다.

김찬은 “이어지는 조조 챔피언십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면 더 큰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회가 온 만큼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는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조챔피언십은 일본에서 열리는 PGA 투어 정규대회다. 24일 도쿄 인근 나라시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PGA 투어 직행 티켓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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