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배우·연출가, '연극의 맛' 보여드립니다

다가오는 연말, 화제의 연극 2편
사무엘 베케트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박근형·박정자 등 대배우 총출동
국립극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고선웅 연출 대표작, 누적 공연 100회 앞둬
  • 등록 2023-11-20 오전 5:45:00

    수정 2023-11-20 오전 5:4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믿고 보는 배우·연출가들이 ‘연극의 맛’을 제대로 보여줄 2편의 연극으로 관객과 연말에 만난다. 신구·박근형·박정자 등 연기 도합 ‘228년’ 내공의 대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12월 18일~내년 2월 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015년 초연 이후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고선웅 연출의 대표작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11월 30일~12월 25일 명동예술극장)이 그 주인공이다.

신구·박근형·박정자가 먼저 손 든 ‘고도를 기다리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에스트라공(고고) 역을 맡은 배우 신구(왼쪽), 블라디미르(디디) 역을 맡은 배우 박근형. (사진=파크컴퍼니)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1906~1989)의 대표작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라는 두 방랑자가 실체를 알 수 없는 인물 ‘고도’(Godot)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인간의 삶을 ‘기다림’으로 정의하고 그 끝없는 기다림 속에 나타나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여줘 ‘부조리극’으로도 불린다. 1953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공연한 뒤 지금까지 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공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연출이 1969년 초연했고 약 1500회 공연하며 22만명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이번 ‘고도를 기다리며’는 공연제작사 파크컴퍼니와 오경택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무대다. 연극계 대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신구(87)가 에스트라공, 박근형(83)이 블라디미르 역을 맡고, 박정자(81)가 극 중 포조가 데리고 다니는 노예 럭키 역으로 출연한다. 연기파 배우 김학철이 포조 역, 신예 배우 김리안이 소년 역으로 이들과 함께한다.

한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대배우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신구와 박근형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한 적은 있지만, 연극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박정자는 파크컴퍼니의 ‘고도를 기다리며’ 제작 소식에 남자 배우가 주로 연기하는 럭키 역을 자신이 연기하겠다며 먼저 손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구는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은 연극인데 기회가 없어 하지 못했다”라며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과욕을 부려 출연을 결심했고,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다 이 작품에 쏟아보겠다”고 말했다. 박근형은 “그동안 사실주의적인 연기를 주로 했는데, 선생님들(신구, 박정자)과 함께 내가 추구해 온 연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고, 박정자는 “그동안 60년 넘게 연극을 했지만 두 선생님(신구, 박근형)의 빛나는 연기를 보며 매 순간 감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초연 이후 전석매진 행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국립극단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중국 4대 비극 중 하나로 ‘동양의 햄릿’이라 불리는 ‘조씨고아’(원작 기군상)를 연극계 대표 연출가 중 한 명인 고선웅이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2015년 국립극단에서 초연한 뒤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연극계에서 ‘믿고 보는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중국에 진출해 국가화극원 대극장에서 현지 관객의 뜨거운 환호와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작품은 권력에 눈이 멀어 조씨 가문을 모두 죽여 없앤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와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거둬들인 시골의사 정영, 그리고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조씨고아의 복수를 그린다. 장쾌한 서사, 무게감 있는 인간 내면의 묘사, 여기에 고선웅 연출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 ‘애이불비’(哀而不悲,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않는 것)의 정서를 강조해 관객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오는 12월 2일 서울 공연에선 누적 공연 100회 기록을 달성한다.

고선웅 연출은 “쉬운 서사에 이해할 만한 주제, 무엇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관객의 꾸준한 호응을 받은 작품”이라며 “서울 누적 공연 100회 기록은 매 공연 찾아와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눠준 관객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 이전과 이후로 삶의 의미가 변했다. 이제는 삶이 곤란해져도 곧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선 작품의 흥행을 이끌어 온 배우 하성광, 장두이가 정영 역, 도안고 역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조씨고아 역으로는 초연부터 참여해 온 배우 이형훈과 함께 박승화가 새로 합류한다. 고선웅 연출은 “연습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엔 배우들이 맡은 배역과 더욱 일체화되고 있다”며 “캐릭터를 완벽히 체화한 배우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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