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블리 사태’가 불러온 SNS 마켓 불신…가지치기 계기될까

SNS 마켓 피해 호소 매년 800건씩 접수돼
전체 규모 20조원 달하지만, 단순 개인 간 거래로 취급
'곰팡이 호박즙' 임블리도 SNS서 시작해 1700억원 쇼핑몰로 성장
소비자 보호 법안은 국회 계류 중
  • 등록 2019-05-15 오전 6:00:00

    수정 2019-05-15 오전 6:00:00

(사진=부건에프엔씨)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임블리 사태’가 소비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불신으로 치닫고 있다. SNS 마켓이 전자상거래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벌어지면서 유통업계까지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14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SNS 상거래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총 3370건이다.

2016년 892건이 접수된 이후 해마다 800건이 넘는 피해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 올해 들어선 3월까지 289건이 접수됐다. 한 달에 100건 꼴로 상담이 들어오는 셈이다.

접수된 전체 상담의 68.8%(2320건)는 반품 및 환불에 대한 문의였다. 판매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상담도 380건에 달했다.

SNS 마켓이 일반 전자상거래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거래 방식이다. 사업자등록을 내고 정식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SNS 마켓은 개인 간 거래와 비슷하다.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 등이 상품을 판매한다는 글을 게시하면 쪽지나 댓글 등을 통해 제품이 거래된다.

최근 ‘곰팡이 호박즙’ 논란으로 화제가 된 부건에프엔씨의 쇼핑몰 ‘임블리’ 역시 모태는 SNS마켓이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81만명에 달한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는 SNS를 통해 거래를 하다가 정식 쇼핑몰을 열었다. 지난해 연매출은 1700억원에 달했다.

그러다 쇼핑몰에서 판매 중이던 호박즙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된 이후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후 화장품이나 의류 등 다른 제품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임블리 사태 이후 부건에프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에 대한 이미지도 악화하면서, 블리블리를 취급하는 주요 유통업체들도 곤란을 겪고 있다. 블리블리 제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됐고, 제품 사용으로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자료=임블리 유튜브)
부건에프엔씨 측에서 외부 시험 평가서를 공개하겠다고 나섰지만, 사태가 잡히지 않자 블리블리를 판매하는 면세점에선 일부 품목의 판매를 중단했다. 고객이 확인한 제품을 실제 받아볼 수 있도록 면세품 인도 방식을 바꾼 업체도 있다.

이렇듯 SNS 마켓 피해 사례는 늘고 있는 추세다. 더욱 큰 문제는 SNS 마켓에서 물건을 사 피해를 입으면 일반적인 전자상거래가 아닌 개인과 개인 간 거래로 분류돼 마땅한 구제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재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SNS 마켓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마켓의 주요 플랫폼 사(社)들이 애플리케이션(앱) 내 결제 기능 탑재 등 앞 다퉈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법안에 대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일정 규모 이상 SNS 판매자를 관리·감독 범위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골자다. 다만,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NS 마켓 역시 엄연한 전자상거래의 한 유형으로 마땅히 소비자 보호 의무를 져야 한다”면서 “어느 정도의 법적 장치가 있어야 소비자도 보호하고 무분별하게 덩치만 커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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