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염은 '왜' 감독 만류에도 은퇴를 택했을까

  • 등록 2010-11-01 오전 9:36:55

    수정 2010-11-01 오전 9:36:55

▲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SK는 확실히 남다른 팀이다. 마흔이 넘은 선수가 은퇴 의사를 밝혀도 바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의 강한 만류를 이겨낸(?) 선수만이 유니폼을 벗을 수 있다.

SK 대표 고참 3인방인 조웅천 안경현 가득염이 그랬다. 가득염은 1일 구단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서른 중반만 돼도 매년 겨울 구단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 프로야구 선수다. 마흔이 넘었다면 언제 나가라 해도 이상할 것 없는 분위기다. 초특급 선수가 아니라면 말이다. 엄연히 뛸 수 있는 선수도 그만둬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SK는 다르다. 쓰임새가 남아 있다는 판단이 들면 쉽게 은퇴하기 어렵다. 김성근 감독을 몇번이나 찾아가 사정을 해야 한다.

가득염도 그랬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선수 구성표를 직접 보여주면서까지 만류했다. "꼭 필요하다"는 말을 몇번씩이나 했다.

가득염은 "눈물나게 감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끝내 은퇴 의사를 꺾지는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이 그의 은퇴 의사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다면 SK 고참들은 왜 그리 감독의 만류에도 기어코 은퇴를 택했던 것일까.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몸이 힘들긴 하지만 맘 하나는 편한 SK인 만큼 큰 이유는 못된다. 유니폼을 벗는 순간 적지 않은 연봉은 하루 아침에 남의 이야기가 된다. 코치가 된다해도 연봉은 반토막 이상 깎인다.

가득염은 "열심히 하는 후배들의 길을 막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다. 1군에서 꾸준히 보여주는 거라면 모를까 1,2군을 오가는 상황에선 그런 마음이 나를 가장 많이 힘들게 했다. 우리 팀엔 수준급 좌완 투수들이 많다. 1군 뿐 2군도 그렇다. (박)희수 같은 애들도 충분히 좋은 공을 던져줄 수 있다. 내가 괜히 그 사이를 막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팀이라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팀엔 모두 열심히 하는 선수들 뿐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모를까,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아갈 보답을 막고 있어선 안되겠다 싶었다. 지난 1년동안 그런 마음에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뒤 은퇴를 결심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잡아주셨으니 난 참 행복한 선수 아닌가"라며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득염은 지난 1992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에 데뷔했다. 총 19시즌이나 뛰었다.

2007년부터는 SK로 이적, 4시즌 동안 활약했다. 19년 통산 800경기(3번째)에 출장, 통산 36승49패78홀드, 방어율 4.5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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