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순혈타파·파격투자..인화 LG에 '공격·혁신 DNA'를 심다

구본무 회장 타계 1년..구광모의 뉴 LG
글로벌기업 3M서 외부 인재 수혈하고
부진한 스마트폰 수장은 1년 만에 교체
생산라인 베트남으로 옮겨 수익성 제고
  • 등록 2019-05-21 오전 5:15:00

    수정 2019-05-21 오전 7:44:30

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고 구본무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구광모 ㈜LG 대표와 부회장단이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LG)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저는 여러분을, 그리고 우리 LG를 믿습니다. 차별적인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우리의 길을 걸어 갑시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타계 1주기를 맞았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구본무 회장의 생전 육성이 영상을 통해 울려퍼지자 내부는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구광모 ㈜LG대표와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부회장, 조성진 LG전자(066570)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032640) 부회장,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 등 LG 임원진 400여명은 이날 행사에서 고인의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23년 간 LG를 이끌었던 구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LG 안팎에선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구광모 대표, 취임 반년 새 대대적 ‘인적 쇄신’

구광모 대표가 LG그룹의 4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인재의 등용과 인사 혁신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6월 29일 지주회사인 ㈜LG 등기이사로 선임된 직후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첫 인사를 단행했다. 애초 재계에선 40대의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구 대표가 상당기간 경험이 풍부한 기존 부회장단의 조력을 받아 안정적인 경영 체계 구축에 매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며 권영수 부회장을 ㈜LG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하고 하현회 부회장을 LG유플러스로 이동시켰다. 또 순혈주의를 깨고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의 CEO(최고경영자)로 글로벌 기업 3M에서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했다. 불과 반년만에 부회장단 6명 중 절반에 대해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구 대표는 또 그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각 계열사의 핵심·신성장 사업에 대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최대 계열사인 LG전자(066570)는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장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성공 신화를 쓴 권봉석 HE사업본부장(사장)을 겸직시키며 1년 만에 수장을 바꿨다. 또 자동차 전장 사업을 총괄하는 VC사업본부는 VS사업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김진용 부사장을 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여기에 CEO직속으로 신성장 사업을 담당할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Task’도 신설했다.

지주회사인 ㈜LG에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해 4차 산업 관련 투자 및 전략을 이끌게 했다. 또 전장 부품 사업에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을 ㈜LG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합류했다.

화학·전자 등 핵심 사업은 ‘단호한 결단’…미래 먹거리 발굴은 ‘과감’

LG는 공격적인 선제 투자와 과감한 사업 재편 등 ‘인화(人和)’를 강조하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총 4억 2500만 달러(약 5000억원)을 출자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라는 기업 벤처 캐피탈(CVC)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라이드셀(Ridecell)’에 500만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 분야도 △모빌리티 △인공지능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자율주행기술 △로봇 △바이오·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 및 광학 필름 등 모두 4차 산업 관련 신성장 사업이다.

핵심 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에선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은 올 1월 1조 2000억원을 투자, 중국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에 나섰다. 급증하는 중국의 전기차 및 소형 가전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이 분야에선 세계 최고 기술력과 인재 보호를 위해 소송전도 불사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지난달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올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경기도 평택의 생산라인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재배치를 결정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는 취임 이후 약 1년 간 핵심 사업에선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미래 먹거리와 인재 영입은 직접 챙기며 LG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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