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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타계 1주기를 맞았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구본무 회장의 생전 육성이 영상을 통해 울려퍼지자 내부는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구광모 ㈜LG대표와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부회장, 조성진 LG전자(066570)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032640) 부회장,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 등 LG 임원진 400여명은 이날 행사에서 고인의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23년 간 LG를 이끌었던 구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LG 안팎에선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구광모 대표, 취임 반년 새 대대적 ‘인적 쇄신’
구광모 대표가 LG그룹의 4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인재의 등용과 인사 혁신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6월 29일 지주회사인 ㈜LG 등기이사로 선임된 직후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첫 인사를 단행했다. 애초 재계에선 40대의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구 대표가 상당기간 경험이 풍부한 기존 부회장단의 조력을 받아 안정적인 경영 체계 구축에 매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며 권영수 부회장을 ㈜LG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하고 하현회 부회장을 LG유플러스로 이동시켰다. 또 순혈주의를 깨고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의 CEO(최고경영자)로 글로벌 기업 3M에서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했다. 불과 반년만에 부회장단 6명 중 절반에 대해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지주회사인 ㈜LG에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해 4차 산업 관련 투자 및 전략을 이끌게 했다. 또 전장 부품 사업에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을 ㈜LG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합류했다.
화학·전자 등 핵심 사업은 ‘단호한 결단’…미래 먹거리 발굴은 ‘과감’
LG는 공격적인 선제 투자와 과감한 사업 재편 등 ‘인화(人和)’를 강조하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총 4억 2500만 달러(약 5000억원)을 출자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라는 기업 벤처 캐피탈(CVC)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라이드셀(Ridecell)’에 500만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 분야도 △모빌리티 △인공지능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자율주행기술 △로봇 △바이오·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 및 광학 필름 등 모두 4차 산업 관련 신성장 사업이다.
LG전자는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경기도 평택의 생산라인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재배치를 결정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는 취임 이후 약 1년 간 핵심 사업에선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미래 먹거리와 인재 영입은 직접 챙기며 LG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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