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는 '생명연장의 꿈'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시장 주목…글로벌 산업으로
미생물 유전 정보 마이크로바이옴, 10대 신기술 선정
  • 등록 2018-11-21 오전 2:00:00

    수정 2018-11-21 오전 8:16:26

[이데일리 이성기 이윤화 기자] 피부 면적의 200배, 인체 거름막의 최전선이자 소화의 마지막 단계….

단순히 소화기관이라 생각할 수 있는 장은 면역물질의 70%를 만드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합니다. 비타민을 생성하고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며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온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장 속에 살고 있는 수십조 마리의 균은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 변비, 용종, 대장암 등과 같은 질병에 영향을 미칩니다.

장이 인체 건강의 핵심이 되는 이유는 바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유익균)에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1~1.5㎏의 장내 균이 있는데, 유익균·무해균·유해균 모두 자리잡고 있습니다. 장내 유익균은 장벽막을 강화시키는 한편, 유해균을 억제해 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에 들어가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들이며 일부 바실러스(Bacillus)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사람들이 장수를 누리는 이유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발효유의 섭취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낸 메치니코프 박사는 장내 세균은 식생활로 바뀔 수 있으며 장내 세균의 종류를 바꾸면 노화를 ‘치료’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생명 연장의 꿈’ 글로벌 산업으로

그가 노벨상을 수상한 지 올해로 110년, 장내 미생물과 노화의 연관성이 결코 환상은 아니라는 점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소화관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대한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도 시작되었고, 최근 노화의 정복을 위한 미생물 연구는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산업으로 변모했습니다. 메치니코프가 세상을 떠난 지 100여년이 지났지만, ‘자연 면역의 아버지’, 노인학과 면역 이론을 창시한 그의 미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셈입니다.

32년 간 유산균 연구에 몰두해 온 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 마켓이자 국가 산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형 제약사뿐 아니라 바이오업체, 종합식품기업들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문 브랜드 ‘ByO 유산균’을 론칭한 CJ제일제당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기능성 유산균 트렌드를 선도하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네슬레, 다논 등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처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에 집중 투자하고 유산균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식품을 출시, 전문 프로바이오틱스 기업으로 발돋움 할 계획입니다.

일동제약은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이노베이션파크(HIP)에 종균은행을 설립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생아의 장에서 유익한 균주를 분리·개발해 아토피 피부염 개선 효과를 확인해 관련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국내 최초 다목적 프로바이오틱스 통합생산 시스템이 구축된 공장을 완공한 한국야쿠르트는 분말형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성장 원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제2의 게놈 프로젝트’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미생물 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연구가 ‘제2의 게놈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체내 미생물과 그 미생물의 유전 정보 전체를 말합니다.

유전자 정보인 DNA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질병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고리로, 미래를 바꿀 10대 신기술로 선정될 만큼 세계적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생체대사 조절이나 소화력은 물론 아토피, 비만, 당뇨, 암 등 각종 질환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 차원의 경쟁도 뜨겁습니다. 미국은 2008년부터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중국·일본 등도 우리나라보다 2~3년 가량 기술력이 앞서 있습니다.

현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차세대 유전자분석기법(NGS) 등 과학적 방법이 발전하면서 장내 균종의 총량 등을 추산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왔지만, 산소가 없는 장내 환경 등의 이유로 살아 있는 균주를 확인하고 인위적으로 배양해 키우는 것은 어렵습니다. 무수한 발전 가능성과 함께 연구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관련 업계에서 산학 연구기관이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유산균을 활용한 미세먼지 보호와 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야쿠르트는 균주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미래창조과학부 국책 과제인 ‘천연물·장내 균총 상호작용 기반 류마티스 관절염 제어기술’ 개발에 참여 중입니다. KIST 및 KAIST 산학협력단과 진행 중인 연구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영향을 주는 장내 미생물을 찾아내 이 미생물의 생육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연관된 국책 과제도 2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체면역 기능개선 소재와 이를 활용한 발효유 제품 개발 및 생애주기별 인지능력 개선 발효유 제품 개발이 그것입니다.

롯데푸드와 롯데중앙연구소, 중앙대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을 이용, 현대인의 가장 심각한 대사질환 중 하나인 당뇨 증상을 완화시키면서 스트레스에 의한 증상도 함께 개선할 수 있는 고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오는 2021년까지 약 1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포함한 총 20억여원의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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